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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경제가 대선 최대변수…트럼프, 재선에 더 가까워졌다"

■ 로버트 샤피로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

트럼프, 올 대선 승리에 조금 더 가까워졌지만

일반 유권자 투표선 가능성 없어 2016년 재연될듯

민주 '바이든' 유력 속 전대까지 과반 후보 없을것

북핵 영향 제한적...탄핵안 상원 통과 확률도 낮아

로버트 샤피로 컬럼비아대 교수. /뉴욕=김영필특파원




대통령선거 전문가인 로버트 샤피로 미 컬럼비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2일(현지시간) “지금 시점에서 누가 대선에서 이길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 승리와 흑인 유권자의 지지를 전제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할 민주당의 최종 대선후보로 유력하다고 점쳤다.

뉴욕 맨해튼의 컬럼비아대 연구실에서 만난 샤피로 교수는 서울경제와의 신년 특별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대선을 이같이 예상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대선 전망을 조심스러워했다. 아직 선거까지 11개월가량 남은데다 여론조사 결과가 끊임없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주류 언론과 전문가의 예상이 모두 틀렸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이번 대선 정국도 탄핵 탓에 시작부터 어수선하다.

로버트 샤피로 컬럼비아대 교수. /뉴욕=김영필특파원


하지만 확실한 것이 있다. 샤피로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선거에 이어 올해도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 반드시 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를 하는데 일반 유권자로부터 가장 많이 득표한 후보가 해당 주 선거인단 전체를 가져간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반 투표에서 이길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지난번보다 더 확실하게 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2016년 선거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일반 유권자 투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300만표 가까이 더 얻었지만 선거인단 수에 밀려 패배했다.

한발 더 나아가 샤피로 교수는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준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미시간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은 민주당이 가져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 4만4,000표, 위스콘신에서 2만8,000표, 미시간에서 1만1,000표 차로 힐러리 전 국무장관을 아슬아슬하게 이겨 이들 주의 선거인단을 싹쓸이했다. 그는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게 된) 2018년 중간선거 결과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 이들 주를 석권할 수 있었던 득표율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최근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에서는 민주당이 더 유리해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지난 대선 때 공화당에 빼앗긴 플로리다까지 되찾으면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게 샤피로 교수의 말이다. 플로리다는 대표적인 경합주로 뉴욕과 함께 세 번째로 많은 선거인단(29명)을 갖고 있다. 캘리포니아(55명)가 1위, 텍사스(38명)가 2위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유리한 데는 경제 덕이 크다. 그는 경제성적이 대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질문에 “엄청난(tremendous)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노리는 게 이것”이라며 “여전히 충분히 강해 보이는 경제는 사람들이 임금 같은 것에 만족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적은 표차로 승리가 결정되는 경합주에서는 경제가 좋은 것이 효과를 발휘한다. 샤피로 교수는 현시점을 전제로 “선거인단이라는 숫자게임을 고려하면 당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가까워진 듯하다”고 언급했다. 실제 지난해 경기침체 우려가 컸던 미국 경제는 소비가 굳건히 버티면서 연말에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같은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전쟁도 우여곡절 끝에 1단계 합의를 이뤄냈다. 지난해 무디스애널리틱스는 소비자들의 재정상황 평가와 증시 상승률, 실업률을 근거로 따졌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것으로 봤다. 샤피로 교수는 “다만 올해 미국 경기가 어느 정도 둔화하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다”며 “(사람들이) 경제불안이나 불확실성에 대한 책임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겠느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 상황도 변수다. 최종 대선후보 확정을 위해 다음달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11일 뉴햄프셔 코커스, 1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22일 네바다 코커스가 잇달아 치러지는데 아직 뚜렷한 후보가 보이지 않는다. 앞서 좌파 후보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과 중도인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시장이 돌풍을 일으킨 데 이어 최근에는 다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대선 풍향계인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지지도 1위에 오르면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샤피로 교수는 “민주당 경선이 이뤄지는 초반 4개 주를 바이든 전 부통령과 워런·샌더스 상원의원, 부티지지 시장이 하나씩 나눠 가질 가능성이 있다”며 “7월 민주당 전당대회 때까지 대의원 과반을 차지하는 후보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는 초반 4개 주를 거치면서 유력 후보군이 드러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황이 2016년에 이어 또다시 민주당의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는 “민주당 후보의 나이 문제뿐 아니라 무상교육·메디케어 등의 정책에서 민주당이 어느 방향으로 갈 것이냐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지난 대선에서 좌파 성향의 샌더스 지지자들은 최종 후보였던 힐러리 전 국무장관을 위해 투표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샤피로 컬럼비아대 교수. /뉴욕=김영필특파원


이중 워런과 샌더스 의원이 내세우는 좌파 성향의 공약은 민주당의 표를 갉아먹는 요인이다. 샤피로 교수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사람 중에서는 트럼프를 싫어하지만 민주당을 더 싫어하기 때문에 트럼프를 찍는 이들이 많다”고 했다.

민주당 최종 대선후보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꼽았다. 그는 현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민주당 대선후보가 누군지를 묻자 “바이든이 사우스캐롤라이나를 가져오고 흑인 유권자들의 지지를 유지할 수 있다면 여전히 가장 강력한 후보로 보인다”며 “만약 그가 예상을 깨고 아이오와나 뉴햄프셔에서 이길 수 있다면 더 강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 발언 이후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북미관계는 대선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샤피로 교수는 “북한이나 이란이 하는 일이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화당과 민주당 사이의 선거전선은 다른 문제들로 그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권자인 미국민들이 외부 문제보다는 국내 이슈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더 많다는 게 샤피로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또 하원이 통과시킨 탄핵결의안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 샤피로 교수는 “(민주당이) 최종적으로 탄핵을 위해 탄핵을 제안했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상원에서 트럼프 탄핵안이 통과될 확률은 매우 낮다”고 했다. 이어 “탄핵에 대해서는 대중의 의견이 분열돼 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며 “현재로서는 탄핵이 어떻게 선거 이슈로 부각될지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최근 탄핵 여론조사에서는 찬반이 엇비슷하게 나오고 있다.

샤피로 교수는 여론조사 수치를 볼 때 주의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우리는 대학 학위를 받지 않은 백인 유권자들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했다”며 “작은 마을과 시골에 사는 이들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반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특정한 여론조사를 추천하기는 어렵고 여러 개의 조사를 평균해 사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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