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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상용화하려면 '국가 CTO' 꼭 필요…장기 안목으로 R&D 이끌어가야"

[창간60주년 기획 -대한민국 경제 돌파구 초격차]

<3>초격차의 조건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




“기초과학 연구 결과가 상용화로 연결되려면 국가 연구개발(R&D) 최고기술책임자(CTO)가 꼭 필요합니다.”

권오경(65·사진)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최근 서울 강남의 한국기술센터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에서 선도자(first mover)로 변신해야 한다”며 “국가 CTO가 10년 이상 장기 안목을 갖고 정권에 관계없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책임연구원 등을 거쳐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로 근무하고 있으며 미국 등록특허가 232건에 달할 정도로 국내외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힌다.

권 회장은 한국과 미국의 연구·교육여건과 기업문화를 비교하며 초격차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은 국방부 산하 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나 국립과학재단(NSF)에서 전문분과 매니저가 10년 이상 활동한다”며 “우리의 경우 산업통상자원부의 투자관리자(MD)와 프로그램관리자(PD)가 길어야 3년이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중소벤처기업부 등 다른 부처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다만 프로그램매니저(PM)가 10년 이상 하려면 미래 통찰력이나 팀원을 격려하고 협업과 열정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한데 잘 안 돼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부 과제를 수행하는 R&D 현장에서 정작 연구보다 행정처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실태도 꼬집었다. 그는 “믿지 못하니 서류작업 등 행정처리가 너무 많다. 조그마한 것까지 증빙서류를 내야 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정도”라며 “연구장비 구입도 전문지식이 필요하므로 연구자에게 믿고 맡기되 만약 연구자가 부정을 저지르면 아주 단호하게 벌을 줘야 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한국연구재단 측이나 정부 공무원이나 연구현장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서류를 요구해온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선도자는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것과 경제성·기술성을 파악하는 통찰력과 도전정신이 매우 중요하다”며 “각 분야의 전문성과 열정을 바탕으로 소통하고 융합해야 창의성을 발휘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초중고는 암기 위주에 사교육에 의존해 있고 대학에서도 학생 대부분이 동기 부여와 열정이 없고 실험실습 설비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게 그의 우려다. 그는 “기업 연구는 정부 R&D보다는 수월성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산학연 융합이 잘 안 되고 있다”며 “초중고부터 토론식 수업으로 협업문화나 배려심을 길러줘야 한다”고 했다.

권 회장은 “한국은 대기업이 주도하는데 미국은 대기업도 열심히 하지만 벤처들이 일어나 사업가 정신이 살아 있다. 대기업에 인수합병(M&A)되거나 열심히 해 대기업으로 큰다”며 “한국에서는 대기업이 신사업을 할 수 없어 벤처 M&A가 활발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이 M&A를 하면 ‘재벌이 싹쓸이한다’는 이상한 얘기가 나오는데 벤처는 기업공개(IPO)까지 잘되기가 굉장히 어렵고 대기업은 M&A가 없으면 활력소를 얻기 힘든 현실에서 미국처럼 윈윈(win-win) 문화를 만들자”고 주창했다. 물론 대기업도 국내 벤처를 싸게 인수하려고만 하지 말고 해외 벤처 M&A처럼 제대로 값을 지불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문이다. /고광본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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