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마힌드라, 일자리-추가지원 맞바꾸나

쌍용차 대주주 고엔카 사장

2022년 회생안 산은에 제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 등 방문

고용유지·경영정상화 논의한 듯

쌍용차 '한국GM식 전략' 나서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건물로 들어서고 있다. 고엔카 사장은 적자 누적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회생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6~17일 한국을 찾아 쌍용차 노사를 비롯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및 정부 관계자 등을 만날 예정이다./연합뉴스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2022년 쌍용차(003620) 흑자 전환 사업 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하고 정부와는 일자리 유지를 빌미로 추가 자금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2,000억원 가까운 영업적자를 내고 있는 쌍용차 지원을 두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진다.

17일 쌍용차와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과 예병태 쌍용차 사장이 이목희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일자리 및 쌍용차 회생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쌍용차에 대한 강한 투자 의지를 밝히며 고엔카 사장은 “2022년까지 손익 분기점을 만들기 위한 일체의 사업계획을 산업은행에 제출했고 산은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고엔카 사장은 이 부위원장과 문 위원장에게도 쌍용차의 회생 계획을 실현되도록 정부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쌍용차의 중장기 비전이 없는 것이 문제다”며 “미래차 전략을 세우고 노사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으로 국민을 납득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날 쌍용차의 돈줄을 쥔 산업은행을 방문한 데 이어 일자리 관련 정부 책임자를 만나 금융권의 자금지원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우회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자동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정부로서도 부담스러운 무기한 유급휴직이 결정된 쌍용차 복직자 46명 문제와 광주형 일자리의 쌍용차 버전인 ‘평택형 일자리’ 등에 대한 얘기가 추가로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일자리 유지와 금융지원을 맞바꾸는 딜을 한 셈”이라고 전했다. 고엔카 사장을 만나기에 앞서 문 위원장은 “신규로 투자를 하려면 쌍용차가 새로운 노사관계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며 “예를 들어 광주에서 하는 정도의 고민이 쌍용차에서도 나온다면 도와줘야 한다는 의견을 산은에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문 위원장은 정부가 ‘평택형 일자리’를 제안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고엔카 사장이 인도에서 직접 한국으로 와 두 발 벗고 정부 인사를 만나는 배경에는 쌍용차 자력으로는 회생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지난 2016년 쌍용차는 티볼리의 흥행으로 내수 10만3,554대, 수출 5만2,290대를 기록하며 반짝 280억원의 흑자 기록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내수는 10만대 중반에서 소폭 오르내리지만 수출은 2016년에 비해 매년 하락하고 있다. 2017년 수출은 3만7,008대로 2016년 대비 반토막 났고 이후 2018년 3만4,169대, 2019년 2만7,446대 등 갈수록 악화됐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신차 부재가 겹치며 판매 부진과 실적 악화라는 악순환 고리를 이어가고 있다. 2017년 658억원 영업이익 적자를 낸 데 이어 2018년에는 642억원 적자를 기록했고 급기야 지난해는 적자 규모가 1,821억원까지 커졌다. 여기에 부채 역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으로 쌍용차의 부채 비율은 285.5%에 이른다. 2016년만 하더라도 166.2%에 머물렀던 부채가 불과 3년 사이 120%포인트가량 늘어났다. 갈수록 상환 압박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주주인 마힌드라 입장에서는 한국GM을 따라 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정부가 지원한다면 대주주도 회생노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고엔카 사장은 이동걸 산은 회장을 만나 쌍용차의 대주주로서 회생을 위한 책임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피력하며 직접투자 계획 외에도 쌍용차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산은은 “쌍용차가 충분하고도 합당한 수준의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동참과 협조하에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같은 날 오전 고엔카 사장은 쌍용차 직원간담회를 열어 마힌드라가 직접 투자한다고 밝혔던 2,300억원에 대해 “한번에 지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방법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마힌드라 이사회 후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쌍용차 대주주로서 계속 경영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사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가 산은에서 빌린 대출금은 운영·시설 자금을 위한 1,900억원이다. 이 중 900억원의 만기가 오는 7월 돌아온다. 앞서 산은은 지난해 말 만기가 돌아오는 300억원 대출 중 200억원의 만기를 연장해줬다. 다만 이번 만남으로 산은의 쌍용차 지원안이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마힌드라와 정부의 줄다리기는 이제 시작이다./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