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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트럼프의 승리와 아이오와

김영필 뉴욕특파원





그제 미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에 새 증인과 증거를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표결에서 반대가 51표, 찬성이 49표가 나왔다. 민주당은 크게 실망했고 탄식했다. 근거가 있다. 이 두 표가 트럼프와 민주당의 운명을 갈랐기 때문이다.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증언이 무산됐다. 앞서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증인과 서류가 없으면 재판 받을 수 없다. 재판이 없으면 (트럼프 대통령도) 무죄가 될 수 없다”며 반발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볼턴 전 보좌관이다. 한때 미 외교·안보를 총괄했던 볼턴 전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원조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있었다는 내용의 회고록을 준비하고 있다. 스모킹건이다. 이를 바탕으로 막판 뒤집기를 하려던 민주당의 꿈이 꺾인 셈이다. 트럼프의 완승이다.

둘째, 상원의 최종 탄핵투표 결과다. 증인 추가 표결에서는 밋 롬니와 수전 콜린스 공화당 의원이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상원에서 탄핵이 인용되기 위해서는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절대 다수의 공화당 의원들은 당론 투표를 한다는 게 다시 확인됐다. 민주당이 막판에 어떻게 나올지가 변수지만 지금으로서는 탄핵표결이 5일(현지시간) 예정돼 있다. 보지 않아도 부결이다.

셋째, 트럼프가 힘을 받게 됐다. 탄핵표결 하루 전인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국정연설을 한다. 미국의 외교안보, 경제정책을 설명하면서 지금까지의 업적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형식적으로라도 탄핵의 굴레를 벗게 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레이스는 탄력을 받게 된다.



중요한 것은 연초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기세가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중국으로부터 2년간 2,000억달러 수출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건 숫자(2,000억달러)와 언론 보도다. 실제 수출 2,000억달러를 하는 것보다 자신이 미국에 엄청난 일을 했고 국민들이 아는 게 핵심이다. 맨해튼에서 빌딩 개발을 할 때부터 몸에 밴 트럼프의 전략이다.

전 세계적 재앙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이해득실만 따지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다. 처음부터 2,000억달러는 가능하지 않은 목표였다. 미중 합의 때도 세부적 시기는 시장 여건을 감안해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중국행 항공편은 끊겼고 최근 2주 새 중국에 머물렀던 이들은 입국이 금지됐다. 대중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천재지변에 가까운 사태로 중국이 합의를 못 지키거나 늦출 수 있는 구실이 생겼다.

중국의 경기둔화에 따른 영향도 지금은 제한적이다.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 리처드 클래리다의 강연을 들은 적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미중 무역갈등과 그에 따른 경기둔화 가능성에 “미국은 수출 의존도가 12%에 불과하다”며 선을 그었다. 중국의 급격한 경기둔화에도 미국은 한 발 떨어져 생각할 수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이 심상치 않지만 대선 때까지는 추가 감세와 금리인하 카드로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기운을 꺾을 수 있는 게 3일 열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다. 민주당의 경우 파죽지세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대세론을 주장하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비롯해 누가 어느 정도의 지지를 받느냐에 따라 국민적 관심이 달라질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08년 아이오와에서의 돌풍을 바탕으로 대통령이 됐다.

민주당이 아이오와에서 반격의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그 결과가 궁금하다.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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