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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경영권 분쟁]주주이익 앞세운 조원태vs경영권 내려놓은 조현아

■소액주주 표심잡기 나선 한진가

조현아·KCGI·반도건설 3자연합

전문경영인 도입으로 시장 설득

조원태, 주주친화 정책으로 방어





조원태 한진(002320)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소액주주 표심을 얻기 위해 직접 나설 예정이다. 양측의 표 대결에 따라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이 갈리는 만큼 주총 전 여론몰이에도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 측은 ‘주주이익’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의 절반을 배당한 데 이어 올해도 고액 배당을 약속하는가 하면 우한 교민들을 데려오는 전세기에 직접 탑승해 여론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땅콩 회항’ 등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조 전 부사장은 ‘경영권 포기’ 카드를 던지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주총 6주 전 확정되는 주주제안에 따라 양측의 ‘창과 방패’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한진칼(180640) 주주총회에서 제안할 주주제안을 최종 논의하고 있다. 상법에 따르면 주주제안을 하기 위해서는 직전 연도 정기 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 6주 전에 확정해야 한다. 지난해 한진칼 주총이 3월 마지막 주 금요일이었던 29일에 열렸던 점을 감안하면 주주제안을 제출할 기간까지 2주가량이 남은 셈이다. 연합군은 KCGI가 지난해 1월 발표한 ‘한진그룹의 신뢰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바탕으로 주주제안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KCGI는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선임하기 위한 임원추천위원회, 지배구조위원회, 임원 보수를 책정하는 보상위원회 등을 설치하고 호텔 및 리조트 사업을 구조조정해 부채비율을 줄일 것을 제안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이 호텔 사업부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만큼 호텔 및 리조트 사업을 구조조정하는 방향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부사장이 경영권을 포기하며 KCGI·반도건설과 손을 잡은 만큼 그에 합당한 ‘요구’를 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조 회장의 방패는 우호지분 확보밖에 없다.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델타항공, 카카오와 모두 손을 잡는다 해도 33.45%에 불과해 불안하다. 결국 경영권 확보를 위해서는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는 물론 소액투자자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KB증권이 지난해 주총 사례를 감안해 실시한 조 회장의 한진칼 대표이사 연임안에 대한 가상 주총 결과를 보면 출석률 81.56%, 찬성 49.6%, 반대 50.4%에 따른 부결로 나오기도 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조 회장이 소액주주 17.76%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주주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회장이 인사 등에서 보여줬던 고(故) 조양호 회장의 그림자 지우기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결속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진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조 회장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대한항공 부회장에서 퇴임시키며 사실상 한진칼 경영에서도 손을 떼게 할 계획이었다”면서 “국민연금이 석 이사를 신뢰하고 있는 점, 그의 측근들이 소액주주로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공동 체제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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