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휴전 상황을 감시하던 터키군 병사가 정부군 공격에 사망하자, 터키군이 곧바로 보복 공격에 나서면서 이 지역의 전운이 깊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오늘 군인 5명과 민간이 3명이 순교했다”며 “시리아 북서부 상황이 관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리 정부군과 반군 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배치된 병력과 증원 병력의 위치를 통보했음에도 시리아 정부군은 포격을 가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터키 국방부는 시리아 정부군의 포격으로 터키군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했으며 이중 1명은 위중한 상태라고 발표하면서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서 이들립 지역의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강조했다.
터키의 보복 공격 직후 시리아 접경 부대를 방문한 아카르 터키 국방부 장관은 “이들립 지역의 54개 목표물에 보복 공격을 가했으며, 시리아군 병사 76명을 무력화했다”고 말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터키군의 보복 공격에 적어도 시리아 정부군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반면 시리아 정부군은 국영 SANA 통신을 통해 정부군이 반군을 추격하던 중 터키군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해 터키군이 보복 공격을 해왔지만 정부군의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은 전날 시리아 북서부에 배치된 병력을 증원한 지 몇 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전날 러시아 타스 통신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방송 ‘알아라비야’ 등은 탱크와 장갑차 등을 포함한 최소 200대의 터키군 전투차량이 시리아 북서부 국경을 넘어 이들립 주와 알레포 주로 향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반군을 지원하는 터키와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는 2018년 9월 이들립 일대에서 휴전에 합의하고 긴장완화지역을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부군은 지난해 초 옛 알카에다 세력인 하야트 타흐리흐 알샴(HTS)이 이들립 반군과 손을 잡고 최대 세력으로 부상하자, 테러 조직 격퇴를 명분으로 지난해 4월 공격을 재개했다.
정부군은 칸셰이쿤과 마아렛 알누만 등 2011년 내전 발생 직후 반군이 장악한 도시를 차례로 탈환하는 등 반군을 몰아붙이고 있다.
이에 정부군의 공격을 피하려는 대규모 난민이 터키 국경 쪽으로 몰려들면서 터키는 정부군에 공격 중지를 요구해왔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시리아 정부군이 이들립주 반군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군사력 사용을 포함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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