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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때 2위 P2P’ 루프펀딩서 400억 사기친 건설업자 징역 7년

투자금 건네받아 엉뚱한 곳에 전용

공모혐의 루프펀딩 전 대표도 실형

P2P 관리능력·신뢰성 타격 불가피





P2P(개인간거래) 금융사 가운데 2위를 달리던 루프펀딩에서 투자금을 건네받아 약 400억원을 멋대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 건설업자가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루프펀딩 전 대표 민모씨도 이중 80억원에 대해 공모한 것이 인정돼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방법원 형사9단독(김상연 판사)는 지난 20일 D건설사 대표 선모씨에게 사기 등 혐의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P2P 대출은 다수의 소액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서민금융’의 성격을 지니는데 이 사건 범행으로 그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밝혔다.

앞서 선씨는 지난 2016년10월부터 2018년5월까지 루프펀딩이 1만7,983명(중복 포함)으로부터 투자받은 370억원1,000만원을 건네받아 용도와 달리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다. D사는 2016년10월부터 2018년5월까지 루프펀딩으로부터 약 927억원의 P2P대출을 받았는데 이는 같은 기간 루프펀딩이 실행한 대출금의 약 53%에 달했다. 루프펀딩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은 일부 지역 차주들의 공사를 이 시공사에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선씨는 이 자금을 받아 기존 투자금을 상환하거나 다른 공사 현장의 공사자금으로 전용하는 등 엉뚱한 곳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선씨는 회사 직원들이나 지인을 차주로 내세워 대출을 받기도 했다. 재판부는 선씨에 대한 양형 이유를 밝히며 “피해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없고 잘못을 민씨에게 미루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날 루프펀딩 전 대표 민씨도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루프펀딩이 2018년2월부터 5월까지 3,249명에게 투자받아 선씨에게 건넨 84억6,000만원에 대해 민씨가 사기에 공모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무책임하고 부주의한 업무수행이 선씨의 사기 범행의 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민씨는 재판 과정에서 선씨의 사기에 공모한 사실이 없고 범행에 가담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루프펀딩도 D건설사와의 대출 관계에서 직접적으로 자금을 편취하거나 경제적 이득을 취한 정황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늦어도 2018년2월1일경부터는 선씨가 루프펀딩의 P2P 투자상품을 통하여 받은 대출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알면서도 이에 가담하였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2018년2월경 이후부터는 채무불이행의 우려가 더욱 높아졌으므로 투자자들로부터 일시에 투자금의 반환을 요구받는 것을 피하고 루프펀딩 자금이 외부로 유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더더욱 관여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씨는 1심에 불복해 항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씨 측은 D사에 대해 기성률을 관리해가며 투자금을 교부했으나 선씨가 세금계산서 등 위조서류를 제출해와 사기를 판명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선씨에게 공사대금을 빌려준 다른 금융기관들도 떼인 돈이 상당하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업계 2위까지 올라섰던 루프펀딩에서 벌어진 사기가 1심에서 유죄로 판명나면서 P2P금융사의 관리능력과 신뢰성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루프펀딩은 연 18%의 이율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주로 취급하며 급성장해 2018년 초까지 업계 2위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2018년6월 말 연체율이 한자리수에서 16.14%로 치솟아 논란이 됐다. 2018년8월 초에는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알려졌고 한국P2P금융협회도 돌연 탈퇴했다. 그러다 수원지검 특수부로부터 선씨는 2018년9월, 민씨는 2018년10월 각각 구속기소됐다. 루프펀딩에 따르면 현재 대출잔액은 678억1,000만원인데 이중 99%가 연체 중이다.

/조권형·탐사기획팀=박진용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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