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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패닉' 극복에 힘 보태는 中企

코젠, 진단시간 줄인 키트 개발

웰크론 등도 마스크 증산 한몫

KCC·한샘, 취약층에 거액 기부





유전자 분석 업체 코젠바이오텍은 지난달 4일 정부로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 사용을 승인받았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가 국내에서 첫 감염 환자를 발생시킨 1월20일부터 딱 보름만이다. 이전까지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데 하루가 꼬박 걸렸지만, 코젠은 진단 시간을 단 6시간으로 줄였다. 덕분에 하루 1만 5,000건의 진단 검사가 가능해 져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전 국민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기업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 코젠과 같은 바이오 기업들은 진단키드 개발로, KCC는 방역 최전선에서 코로나19와 맞서고 있는 의사와 간호사, 공무원, 그리고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취약계층을 위해 사재를 쾌척하고 있다. 코로나19 피해를 온몸으로 받고 있는 중소기업이지만 더 힘든 이웃을 돕겠다는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코젠은 진단키트 개발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미미해 다른 경쟁업체들이 개발을 꺼리고 있을 때 ‘이윤보다는 공공의료 시스템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전 기술진이 매달려 성과를 낸 케이스다. 남들처럼 ‘돈이 안된다’며 뒷짐만 지고 있었으면 지금처럼 진단기술의 우수성을 해외에 과시할 기회조차 잡지 못했다. 특히 감염병 관리의 정석으로 추앙받던 일본도 진단 키트 부족으로 검사를 제때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명에 가까운 국내 바이오 업체가 글로벌급 ‘일’을 낸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젠은 이미 중동 등에 수출을 개시했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국 시장 입성도 눈앞에 두고 있다. 남용석 코젠 대표는 “진단키트 개발 성공으로 로슈나 써모피셔 등 세계적인 업체들과 나란히 경쟁하게 됐다”고 말했다. 재계 한 임원은 “국내 중소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사용될 진단키트를 개발했다는 것 자체가 고무적인 일”이라며 “한국인 특유의 위기 돌파 근성이 녹아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허술한 위기관리 능력이 초래한 ‘마스크 대란’을 수습한 것은 마스크 생산 중소기업들이었다. 국내 마스크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지자 에버그린 등 대부분의 마스크 제조업체들은 24시간 공장을 풀가동 하고, 설비가 고장나면 24시간 지켜보다 곧바로 수리하는 등 전시상황을 방불케 했다. 화진산업과 씨앤투스성진 등은 노마진(이익을 남기지 않음) 마스크 공급에 앞장섰다. KF94 등 보건용 마스크의 핵심 재료인 멜트브로운(MB) 필터가 부족하자 이를 생산해 온 웰크론은 설비를 총동원해 한 달 생산가능한 물량을 기존 20톤에서 2배가 넘는 50톤으로 늘리는 등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업계 관계자는 “설비 등이 과부화 될 경우 코로나19 종식 이후 시장 대응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데도 마스크 공급 부족 해결 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만 보고 결정한 결과”라고 놀라워 했다.



종합소재 및 건자재 업체 KCC의 오너인 정상영 명예회장과 정몽진 회장 부자는 사재 5억원을 쾌척했다. “기업도 국가적 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는 경영진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인 한샘은 대구·경북지역 내 쪽방촌과 지역아동센터 지원을 위해 10억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노인들과 아동 등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한샘이 앞장선 것이다.

서울 남대문·동대문 상가 건물주는 점포 임대료 인하에 동참했고, 이디야커피· 명륜진사갈비 등 프랜차이즈들도 매출이 줄어드는 피해에도 불구하고 더 어려운 가맹점과 재래시장 소상공인 돕기에 두 팔을 걷고 나섰다. 종합숙박·액티비티 플랫폼 여기어때는 코로나19로 예약을 취소해도 취소수수료를 받지 않는 등 고통분담을 선택했고, 야놀자는 대구·경북·제주 지역 제휴지점 대상으로 3월 광고비 전액을 환급해 주는 등 십시일반 도움을 줬다. 이밖에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대구·경북연수원 시설을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위해 전격 제공했다. /이상훈·양종곤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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