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인접국과 비교할 때 적은 탓에 ‘감염자를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억제 전략’이라는 의혹의 시선을 받는 일본에서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요미우리 신문 등 현지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고이케 도쿄 지사는 전날 밤 도쿄도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주가 되면서 (코로나19) 오버슈트(overshoot·폭발적인 확산)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지금이 중대 국면”이라고 전했다.
고이케 지사는 그러면서 “평일에는 가능한 집에서 하고 야간 외출은 자제해 달라”며 “주말에는 급하지 않은 외출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 의식을 가지고 행동해 달라”고도 했다.
한편 도쿄도에 따르면 전날 도쿄도에서는 41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는 하루 최다 신규 확진자 수다.
이달 들어 도쿄도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조금씩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중순 이후에는 하루 1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후 지난 23, 24일에는 연속으로 15명이 넘는 확진자가 생겼다. 전날 4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하면서 23~25일 총 70명 이상의 감염자가 확인됐다.
이에 대해 고이케 지사는 도쿄 도시 봉쇄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도시 봉쇄 판단 기준을 묻는 질문을 받고 “전문가 등의 조언을 받으며 어느 정도 정치적 판단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고이케 지사는 지난 24일 “도쿄는 젊은 층의 클러스터(cluster·집단 감염)이 발생해 (감염자가) 자각하지 못한 채 바이러스를 확산 시킬 우려가 있다”며 “록다운(lock down·도시 봉쇄)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NHK가 각 지방자치단체와 후생노동성의 발표를 집계한 결과를 보면 25일 기준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요코하마(橫浜)항 정박 대형 유람선(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탑승객 712명을 포함해 2,019명으로 늘었다.
도쿄도 감염자는 총 212명으로 일본 지자체 가운데 최다 확진자를 기록 중이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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