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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999년 F-117 격추 사건

유고 저가 구형 미사일에 당해

F-117 나이트호크




1999년 3월27일 오후8시15분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수도 베오그라드 북서쪽 3㎞ 지점 상공. 공습을 마치고 귀환하던 미 공군 조종사 데일 젤코 중령의 전투기에 지대공 미사일 경보가 울렸다. 회피 기동에 들어간 전투기는 첫발을 피했으나 두 번째 미사일의 근접신관 파편은 피할 수 없었다. 추락하는 기체에서 간신히 탈출한 젤코 중령은 8시간 뒤 미 공군 탐색구조대에 구출됐다. 조종사는 생환했어도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 격추당한 전투기가 F-117 나이트호크였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의 스텔스 기체인 F-117 전투기를 미 공군은 ‘무적’이라 여겼다. 미군의 파나마 침공(1989년)에 처음 투입된 F-117기는 1차 걸프전(1991년)에서 진가를 드러냈다. 모두 1,271회 야간 출격해 6,905비행시간을 기록하며 방공망이 조밀한 위험 목표물 1,600개에 우선 투입돼 85%의 명중률을 보였다. 출전 기체 42대의 손실도 전혀 없었다. 조기경보기와 전자전기, 적 방공망 제압 전투기, 공격기 등 100여대의 공격에도 끄떡없던 원자로가 단 8대의 F-117기에 의해 파괴된 적도 있다. 비상탈출한 조종사도 1차 걸프전에서 40여회나 출격했던 베테랑이었다.



최정예 조종사가 모는 대당 1억1,120만달러의 최첨단 F-117 전투기를 격추한 무기는 SA-3 고야(나토명). 구소련이 1961년부터 생산한 1세대 지대공 미사일로 이미 구식으로 통했다. 감가상각이 다 끝났지만 단가도 2만달러 남짓. 미국은 저가 구형 미사일에 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는지 ‘마구 쏘아댄 대공포에 재수 없게 걸렸다’고 얼버무렸다. 실전에서 발사된 SA-3 미사일 2,300발 가운데 50발만 명중한 미사일에 F-117기가 당한 사건을 두고 ‘유고가 로또에 당첨됐다’는 말까지 생겼다.

유고의 비결은 철저한 준비. 구형을 개량하고 F-117기 배치 기지에 첩자를 보내 이륙 순간부터 감시했다. 결국 전말을 파악한 미국은 F-117기를 조기 퇴역시켰다. 러시아와 중국은 추락한 F-117기의 기체 정보를 얻어 스텔스 전투기 연구에 써먹었다. 스텔스 성능이 워낙 좋아 재취역했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안티 스텔스 레이더 연구와 가상 적기 역할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F-117기의 역할은 대당 제작비가 24억달러인 B-2 폭격기와 개발비 673억달러가 투입된 F-22 전투기가 물려받았다. 각국이 개발하려는 6세대 전투기의 개발비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뭐하는 짓인지.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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