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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非은행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한다

이주열 "회사채시장 안정위해 필요"

외환위기 이후 처음…증권사 등 대상

한국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에 대응해 23년 만에 비은행 금융기관에도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한은이 무제한 채권 매입에 이어 발권력을 동원해 직접 대출에 나서 유동성을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관련기사 3면, 본지 3월 24일자 1·3면 참조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간부회의를 열고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해둬야 한다”면서 “시장 상황이 악화할 경우에는 회사채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법 제80조에 의거해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대출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법 80조는 금융기관의 신용공여가 크게 위축되는 등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자금조달에 중대한 애로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 한은이 금융통화위원회 의결로 금융기관이 아닌 금융업 등 영리기업에 여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총재는 다만 “법에서 정한 한은 권한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특정 기업에 대한 특혜성 지원은 안 될 것”이라며 “채권시장안정펀드가 가동되고 한은의 전액공급 방식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도 시작돼 당분간 (회사채) 차환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영리기업에도 대출할 수 있는 한은법 80조를 발동한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가 유일하다. 당시 한은은 종금사 업무정지 및 콜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지원을 위해 한국증권금융과 신용관리기금에 각각 2조원과 1조원을 대출해준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RP 방식으로 무제한 돈풀기에 나섰지만 회사채나 기업어음(CP) 시장의 신용경색 상황이 여전할 경우 증권금융이나 증권사 등에 직접 대출하면서 돈풀기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현재 RP를 매입하는 방식의 공개시장 운영으로 시중 유동성을 확대·공급하고 있지만 신용등급이 높은 채권에 대해서만 담보를 받고 현금을 풀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은이 직접 대출에 나서면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CP나 회사채 거래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손철기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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