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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RP매입 5.2조 공급...첫 입찰서 90%가 증권사

업계 "담보부담...무늬만 돈풀기"

한은 "예상보다 많은 금액 몰려"

한국은행이 ‘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제도’ 도입에 따라 첫 입찰로 5조원대의 유동성을 공급했으나 당장 자금이 부족한 증권사에는 담보 설정의 문턱이 높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3개 입찰대상 금융기관 중 응찰기관의 90%가 증권사일 정도로 은행보다 증권업계의 수요가 컸지만 우량증권 담보부담으로 무늬만 ‘무제한 돈 풀기’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2일 한은은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RP매입 입찰을 실시해 5조2,500억원이 응찰됐다고 밝혔다. 만기는 91일이며 금리는 기준금리(연 0.75%)보다 0.03%포인트 높은 연 0.78%다. 한은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33개 대상 기관 중 절반인 열대여섯 곳이 응찰했으며 그 중 증권사가 대부분이다. 한은 관계자는 “한번 입찰로 끝나지 않고 매주 입찰이 진행되기 때문에 저희 예상보다 많은 금액이 응찰됐다”며 “적격 담보증권도 은행채와 공공기관 특수채까지 확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선 이번 한은 조치가 양적완화 축에도 들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다. 애초에 자금이 부족한 증권사는 신용(무담보) 차입이나 기업어음(CP)·회사채까지 담보로 받아주길 원했으나 한은이 우량증권만 담보로 잡았다고 아우성이다. 한 증권사 채권팀 관계자는 “국채·은행채, 일부 공사채는 굳이 한은이 대출해주지 않아도 언제든 차입이 가능한 채권들”이라며 “오히려 담보를 3개월간 묶어버려서 기존 RP시장보다 못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업계에서 담보 교체를 요구하자 한은이 입찰 당일에서야 월 1회 교체를 허용해 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6월 말까지 3개월간 매주 RP매입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담보설정 부담으로 금융기관들의 추가 응찰 여력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채권애널팀장은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을 푸는데도 CP금리가 계속 오를 정도로 신용시장이 경색돼 증권사들이 보유한 채권도 감소한 상황”이라며 “담보를 맡길 만한 자산이 있는 대형 증권사들이 유동성을 가져가고 중·소형 증권사는 담보설정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의 다음 RP매입 입찰은 오는 7일로 예정돼 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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