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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협조해야 vs 설립 취지 훼손”...n번방 근원지 텔레그램 행보는

경찰의 수사 협조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 다수

현실적으로 수사에 도움 주기는 쉽지 않을 것





경찰이 ‘n번방’, ‘박사방’ 사건 수사를 위해 베일에 싸인 텔레그램 본사와 접촉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텔레그램이 수사에 협조할지 관심이 몰리고 있다.

텔레그램은 ‘검열 받지 않을 자유’, ‘개인 프라이버시 보장 정책’을 최우선 가치로 삼으며 많은 사용자들을 끌어모았지만 n번방 사건을 계기로 디지털성범죄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n번방 사건은 아동 성범죄라는 전 세계가 강력하게 단속하는 범죄인 만큼 텔레그램이 이번에는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지난 2일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텔레그램 본사 소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텔레그램 공지사항에 ‘본사가 두바이에 있다’는 내용이 있어 두바이 경찰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텔레그램이 이번만큼은 수사 협조에 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텔레그램 이용자는 “텔레그램이 애초 정부나 권력의 부당한 감시를 피해 만들어진 인터넷 메신저이지만 범죄에 이용될 때는 제어장치도 필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국내 경찰의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텔레그램 회사의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건 실제 피해상황을 기록해둔 사진이나 동영상이고, 이는 긴 설명없이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증거”라며 “정보 제공을 하지 않는 게 텔레그램의 방침이자 영업 전략이지만 이번에는 수사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텔레그램을 탈퇴하겠다’는 자발적인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오승현기자


다만 텔레그램이 경찰의 수사에 도움을 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장현석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아이폰 비밀번호 등을 풀 때 애플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해도 절대 안 해주지 않느냐”며 “텔레그램이 범죄의 도구로 쓰이고 있으니 협조해 달라고 하는 건데, 비밀 보장이라는 영업전략을 포기하면서까지 국내 경찰의 요청에 응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4~2017년 텔레그램은 IS 테러범의 소통 창구로 활용됐지만 텔레그램 창업자인 파벨 두로프는 “개인 사생활 권리가 (테러) 위협보다 더 중요하다”는 지론을 고수하며 테러범 정보를 외부에 제공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텔레그램이 협조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입자 정보를 안 넘기기 때문에 텔레그램을 사용하는 건데 이를 어기면 텔레그램의 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텔레그램 사용자는 “텔레그램이 IS를 비호해서 정보를 안줬겠느냐”며 “이번 사건을 당연히 추적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국가로부터 개입을 안 받는 메신저라는 설립 취지도 훼손이 안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김태영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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