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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발전으로 부동산업 자체가 재정의 될 것"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10년 뒤 메가트렌드 내다보고 준비해야"

"부동산운영업계의 '구글'만 남을 수도"

"기술 발전으로 공간 가치는 높아져"

로컬스티치 등 투자하고 공유 미용실 설립하는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기술 접목해 비효율 개선

기술의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이 사람이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일의 정의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AI를 비롯한 기술의 발전을 외면했다가는 역사상 가장 큰 소외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에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1위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이나 마스턴투자운용, 우미건설 등과 같은 회사는 이미 프로테크 회사에 투자를 확대하면서 가까이 다가온 미래에 대비하기 시작했다. 최근 이지스운용과 함께 공동으로 프롭테크에 투자하고 있는 벤처캐피탈(VC) 퓨처플레이의 류중희 대표를 만나 공간 비즈니스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




10년 후 미래에 투자하는 퓨처플레이가 찍은 '로컬스티치'


-인공지능(AI)와 같은 테크놀로지의 발전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기술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공간 콘텐츠를 혁신적으로 잘 만드는 회사들이 있고, 또 하나는 분석과 활용 쪽에 능한 회사들이 있다. 전자의 예를 들면 로컬스티치 같은 곳이 그런 회사다. 기존에는 한 공간을 통으로 임대를 해야 했는데 주거든 오피스든 그걸 쪼개서 공유 공간을 만든 게 로컬스티치다. 단순히 전대를 통해 공간을 나눠주는 게 다가 아니다. 기획력과 테크놀로지를 통해 공간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욕망을 만족 시켜줘야 한다.

-로컬스티치가 공간 콘텐츠를 만드는 건 알겠는데 테크놀로지와는 선뜻 연결이 안 된다.

로컬스티치는 테크놀로지를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집을 선택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마음에 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매치메이킹(match making) 해야 하고, 매치메이킹을 하려면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고객의 성향에 대한 데이터도 중요하고 우리가 개발할 공간에 대한 데이터도 중요하다. 앞으로 매치메이킹 하는 엔진을 만드는 회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부동산 관점에서 공간을 잘라서 파는 회사들은 전부 다 망할 거라고 본다.

참고로 퓨처플레이는 작년 11월 이지스운용 등과 함께 총 20억원 규모로 로컬스티치에 투자했다. 로컬스티치는 이지스운용과 퓨처플레이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프롭테크 스타트업 육성과정 ‘이지스-테크업플러스(IGIS TechUP+)’를 통해 데이터 기반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점 확장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공간 오피스나 공유 주거 등 공간 콘텐츠를 만드는 곳은 많다. 로컬스티치를 선택한 이유는



로컬스티치 같은 회사는 없다. 다른 회사와는 핵심 역량도 다르고, 사업을 전개하는 방식도 다르다. 특히 로컬스티치는 리빙(living)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다른 회사랑 완전히 다르다. 코리빙(co-living)하고 코워킹(co-working)을 문화로 묶는 회사로서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한다. 로컬스티치만의 DNA가 있는데 거기에 테크놀로지가 들어갈 구석이 크다고 봤다.

로컬스티치 동교맨션점. 코리빙과 코워킹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진=로컬스티치홈페이지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한다면

코리빙에서 시작한 게 굉장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일터에서 문화를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주거는 개인적인 문화적 성향을 굉장히 잘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다. 주거 공간을 통해서 고객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 문화의 연장선상에서 일터를 설계하는 건 가능하다. 하지만 코워킹에서 출발한 회사가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면서까지 고객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걸 통해서 다른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건 불가능하다.

코리빙은 코워킹과 비교하면 훨씬 더 엔드 유저(end user)의 성향이 중요하다. 엔드유저의 성향에 따라서 성장이 좌우되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 코리빙과 코워킹이 같이 있는 공간이 밀레니얼세대나 Z세대의 라이프스타일에 굉장히 잘 부합된다고 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직업을 가진다는 것과 행복한 인생을 만든다는 관점이 윗세대와는 완전히 다르다. 로컬스티치는 가장 미래 세대 관점에서 설계된 삶의 공간과 일터를 제공하는 회사다.

-미래 세대 관점에서 설계된 공간이란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는 AI를 위주로 한 여러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해서 자신이 원하는 걸 기계가 알아맞추는 것에 굉장히 익숙하다. 쿠팡이나 배달의 민족, 마켓컬리를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접속만 하면 AI를 기반으로 한 고객 맞춤형 팝업이 뜨고 그것에 굉장히 익숙한 세대다.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인 주거와 일터라는 공간을 선택할 때도 그런 서비스를 받기를 원할 거다. 앞으로 수요자조차 생각지도 못한 부동산 조합을 제공하는 회사가 선택을 받을 거다. 로컬스티치는 지금까지 그걸 했다. 근데 기술의 아닌 문화의 힘으로 했다. 그 문화의 힘을 기술과 접목할 수 있다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본다. 로컬스티치가 가진 핵심 역량을 기술을 접목해 어떻게 플랫폼화 할지 협의하고 있다.

-프롭테크 회사에 투자하는 기준은

우리는 몇 년만 지나도 다른 공간 콘텐츠 회사와 로컬스티치를 사람들이 비교도 안 할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의사결정을 10년 뒤의 소비자를 보고 하고 있다. 지금은 소수의 사람들만 용기 있게 실행하고 이제 막 아이디어가 나오는 수준이지만 2030년대 관점에서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메가트렌드를 찾는 데 관심이 크다.

부동산 메가트렌드, 로봇과 공간의 융합 가속화


-퓨처플레이가 투자한 부동산 메가트렌드에는 또 어떤 게 있나



메이아이(영상처리인공지능을 활용해 오프라인 매장 고객들의 행동패턴을 분석하는 인빌딩 애널리틱스 회사), 오픈업(AI로 상권을 분석해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 빌드블록(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플랫폼), 플랜즈커피(극소형 카페를 만드는 테크놀로지 회사) 등에 투자했다. 지금 얘기한 테마들은 10년 뒤 관점에서는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가 될 거다. 매장을 내려면 당연히 AI가 상권분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할 거고 한국에 살지만 미국이나 중국, 동남아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할 거다. 부동산 자체도 증권화될 거다.

퓨처플레이는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 기업에 투자를 하는 한편 지난해 ‘퓨처살롱’이라는 법인을 설립해 올 초 공유미용실 ‘쉐어스팟’을 열고 직접 공간 비즈니스에 진출하기도 했다. 퓨처플레이는 미용업에 AI를 접목해 미용 시장의 비효율성을 해결하고 매출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지난 1월 역삼동에 1호점을 냈으며, 올 하반기 한남에도 매장을 열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는 10호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미용실뿐만 아니라 불합리하거나 비효율적인 리테일 및 공간 임대 사업 등 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체질 개선을 위해 직접 스타트업을 설립할 계획이다.



-직접 공간 비즈니스에 진출한 게 흥미롭다. 공간 비즈니스에 어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투자를 하는지

지금은 공간에서 테넌트가 점유하는 공간이 비정상적으로 크니까 공간이 테넌트에 끌려가는 거 같다. 이를테면 스타벅스를 관찰해보면 의자의 효용이 굉장히 낮디. 거의 텅 비어있다. 앞으로는 기술을 기반으로 기능과 효용에 집중하는 굉장히 밀도가 높은 공간, 극소형 스페이스를 블록 맞추기식으로 공간을 구성하게 될 거 같다. 현재 제일 중요한 테넌트가 스타벅스니까 극소형 스타벅스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플랜즈커피에 투자했다. 플랜즈커피는 일종의 스타벅스를 이길 수 있는 하이엔드 커피 자판기를 만드는 회사다.

-오프라인 공간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 테마는

로봇 회사에 굉장히 관심이 많다. 앞으로 로봇이 공간의 일부가 될 거라고 본다. 이를테면 최근에 투자한 곳 중 ‘도구공간’이라는 회사는 코엑스에 방범 로봇을 넣었다. 그렇게 되면 코엑스의 공간 관제 시스템과 로봇 관제 시스템이 통합되어야 한다. 이미 시작된 미래다. 리테일의 경우 로봇이 식당의 일부가 될 거라고 본다. 그런 관점에서 베어로보틱스와 같은 서빙 로봇을 만드는 회사, 아보카도랩과 같은 쿠킹 로봇을 개발하는 회사에 투자했다. 과거에는 주방이 있고 그 안에 주방 설비와 요리사가 들어갔는데 앞으로는 주방이 곧 로봇이고 자판기처럼 음식을 만들 수도 있는 거다. 그렇다면 공간을 임대하는 게 아니라 주방을 임대하는 시대가 올 거다. 로봇 요리사까지 갖춰진 주방을 임대하는 형태로 공간이 변하는 거다. 앞으로 10년 안에 일어날 수 있는 변화들이다.

베어로보틱스의 서빙 로봇 /사진=베어로보틱스 홈페이지


부동산업계의 '구글'만 살아남는 시대 온다


-부동산 시장과 업(業)에도 기술 발전으로 인한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 같다.

공간 전문가나 로봇 전문가, AI 전문가가 따로 고민하는 시대는 이미 예전에 끝났다고 생각한다. 공간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이종(異種) 분야를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절대 10년 뒤를 예측할 수 없고 대응 할 수 없다.

-앞으로 부동산투자회사들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과거에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산 가격이 올랐지만 앞으로는 시간에 비례해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한국만 해도 오피스는 공급 과잉 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공간을 이용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공간 개발을 하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운 게임을 해야 할 거다. 투자 방식의 본질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업사이드(upside)를 만들어내는 방식이 달라질 거다. 지금은 분양을 하거나 임대를 하거나 이런 방식으로 업사이드를 만든다. 그런데 앞으로는 누가 왜 이 공간을 사갈까, 이 공간에 왜 돈을 낼까를 고민하는 회사만 살아남을 거다. 부동산업을 재정의해야 하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많은 운용사들이 문을 닫을 거다.

-아직은 먼 미래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 거 같다.

지금 테넌트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가 점포를 줄인 적은 단군 이래 단 한 번도 없다. 롯데나 신세계는 메가 테넌트다. 메가 테넌트가 매장을 줄인다는 게 부동산업계에 무슨 의미인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중요한 건 고객이 바뀌고 있는 거다.

-이커머스의 성장으로 오프라인 리테일은 큰 타격을 입었지만 반대로 물류센터에 투자할 수 있는 큰 기회가 열렸다. 기술 발전이 한편으로는 부동산 시장에 큰 기회를 가져다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기술 때문에 공간 효용은 올라간다. 옛날에는 버리는 공간이 굉장히 많았는데 기술을 활용해 점점 더 단위 공간당 가치를 올라가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부동산 업계 분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아직 공간을 활용한 스타트업 중에는 어떤 기업들이 있고, 밀레니얼세대나 Z세대는 어떤 공간을 원하는지, 또 스타트업 업계에는 어떤 회사들이 등장하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당장 롯데나 신세계의 직접적인 경쟁자라고 할 수 있는 쿠팡이나 마켓컬리와 같은 회사들이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도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부동산자산운용업 자체에도 큰 변화가 있을까.

극단적으로 보면 운용사 자체가 온라인화될 가능성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굳이 대면을 안 해도 경쟁력 있는 수익률을 제공하는 회사가 있다면 온라인 운용사도 가능할 거다. 심지어 국경 없이 투자하는 시대인데 해외 전문가들과 손을 합친 온라인 운용사가 나오면 거기를 찾지 않을까.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냥 투자금을 넣고 업사이드만 만들면 되는 거다. 그걸 오프라인에서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심지어 분산 투자도 할 수 있고, 훨씬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부동산운용업 자체도 굉장히 크게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0여년 간 여러 분야에서 격변이 일어나는 것을 본 입장에서는 부동산운용업에도 격변이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부동산운용업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떤 전문가들도 본인의 업 자체가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자각하지 않으면 10년 뒤에는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운용사는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당장 좋은 물건을 찾아서 좋은 가격에 투자하고 콘텐츠 넣어서 업사이드를 만드는 건 AI가 사람보다 훨씬 잘한다. 디시젼(decision)의 영역은 다 AI로 넘어가고 사람이 하는 건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역할 정도만 남을 거다. 앞으로 운용사는 구글처럼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많은 운용사들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구글만 살아남았듯이 부동산운용업계에도 그렇게 많은 회사가 필요하지 않게 될 거다. 궁극적으로는 구글의 위치까지 올라간 운용사만 살아남을 수 있다. 부동산업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업이 그렇게 될 거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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