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단독]KDB생명, 돌고돌아 우리금융 품으로?

보험계열사 저비용으로 확보 가능

우리銀, SI로 인수전 참여 검토

자산위험도 평가방식 변경땐

지주차원 출자 가능성도 높아







신생 사모펀드(PEF)인 JC파트너스가 주도하는 KDB생명 인수전에 우리은행(000030)이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MG손해보험의 자본확충 과정에서 1,000억원의 인수금융 주선과 200억원 규모의 출자로 새로운 대주주로 등극하는 JC파트너스의 든든한 뒷배 역할을 했던 우리은행이 또 한 차례 보험사 인수합병(M&A)에서 SI로 등판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지주 재출범 이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이 시급한 우리금융그룹으로서는 적은 비용으로 보험 계열사를 확보할 수 있는데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최종 인수 여부를 타진할 수 있어 참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26일 투자은행(IB)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JC파트너스로부터 KDB생명 인수를 위한 프로젝트펀드 관련 투자제안서를 받고 투자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사실상 KDB생명의 유일한 인수 후보인 JC파트너스는 주요 연기금 등 출자자(LP) 후보군에 제안서를 발송하는 등 펀드 조성을 위한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현재는 우리은행 차원에서 출자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금융감독원이 심의 중인 자산위험도 평가방식 변경이 완료되면 지주 차원의 출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다. 우리금융은 지주 전환 이후 표준등급법을 적용받으면서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산정에서 불이익을 겪었다. 그러나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 모델을 활용하는 내부등급법 승인을 받으면 BIS 비율이 최대 2%포인트 오르면서 대규모 M&A를 위한 실탄 마련도 용이해진다. 우리금융은 내부등급법 승인이 이뤄지는 대로 보험·증권 등 비은행 M&A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KDB생명의 유력 인수 후보로 꼽혀왔다. 금융지주 전환 이후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카드사 등을 인수하는 등 M&A에 적극적인데다 5대 금융지주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생명보험 계열사가 없어서다. 실제로 KDB산업은행은 지난해 KDB생명의 연내 매각을 공식화하면서 매각 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를 통해 우리금융에 KDB생명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구축이 시급한 우리금융으로서는 시장에 나온 모든 금융사 딜은 최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고 KDB생명 역시 지난해부터 검토 리스트에 올라 있다”며 “우리금융으로서는 지난해 제안을 받았던 당시보다 가격 부담이 낮아졌고 단독 인수에 비해 펀드 출자 방식으로 자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딜 구조로 평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그룹 차원에서 출자하려면 몇 가지 변수는 있다. 우선 한화생명·동양생명·푸본생명 등 우리금융 이사회 멤버이자 과점주주인 보험사들을 설득해야 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으로 자본 확충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KDB생명 인수가 라이선스 획득 이상의 그룹 가치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득이 필요해 보인다”며 “특히 우량 매물로 꼽혀왔던 푸르덴셜생명을 놓친 데 이어 앞으로 쏟아져나올 대어급 매물들을 두고 하위사인 KDB생명 인수에 뛰어드는 데 대한 내부 설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JC파트너스가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탓에 LP 모집 및 펀드 조성 등의 일정을 감안하면 인수의향서 제출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는 약 한 달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JC파트너스와 우리은행으로서는 시간 여유가 많지 않은 편이다. KDB생명 매각에 강력한 의지를 보여온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임기가 9월이면 만료되기 때문이다. 네 번째 불발 가능성이 제기됐던 KDB생명 매각 작업이 급물살을 탄 것은 최소 9,000억원으로 점쳐졌던 매각 희망가를 최소 2,000억원까지 낮춘 이 회장의 결단 덕분이었다. 이 회장의 연임 여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한데다 새로 임명된 수장이 이 회장과 같은 결단을 내릴지도 미지수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1조원 넘는 공적 자금이 투입된 KDB생명을 2,000억원에 팔겠다는 큰 결심을 할 수 있는 산은 수장이 앞으로 다시 나타나리라는 보장이 없다”며 “이 회장의 임기 만료 전까지 주식매매계약 체결이 완료되지 않으면 KDB생명 매각이 또 한 번 물 건너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