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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 외면하는 은행은 옛말" 수익성 위해 대출 늘려

신한·우리·농협 등 4월 한달간

금리 4~6% 대출 비중 1%P↑

문턱 낮춰 수익성 제고 의도도

일각선 "건전성 관리 신경써야"

/연합뉴스




중신용자에 대한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다. 경기 부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타격이 큰 저소득·중신용자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라 수익성 압박을 겪고 있는 은행들로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된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늘릴 유인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 국면에 접어든 만큼 건전성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4월 한 달간 신한·하나·우리·NH농협·카카오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이 취급한 가계 일반신용대출 가운데 연 대출금리가 4% 미만인 대출 비중이 전달에 비해 일제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90.5%에서 88.3%로, 하나은행이 88.1%에서 85.4%로 줄었고 우리은행(87.3%)과 농협은행(89.6%)도 각각 0.9%포인트, 0.7%포인트 줄었다.

신용대출 강자인 카카오은행도 89.8%에서 84.8%로 내려갔고 KB국민은행(80.5%)만 유일하게 비중이 소폭 늘었다. 금리가 4% 미만인 신용대출은 신용등급이 1~4등급으로, 상대적으로 고신용자들이 주로 받는다. 이 구간의 대출 비중이 줄어든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아 신용등급이 5등급 이하인 중·저신용자가 주로 받는 대출 비중은 늘었다. 신한(6.2%)·우리(8.2%)·농협(9.1%)은행은 모두 금리 4~6% 미만 대출의 비중이 1%포인트 안팎으로 늘었고 카카오은행은 9%에서 13.9%로 뛰었다. 하나은행은 6~10% 미만의 중금리 대출 비중이 7.5%에서 10.2%로 확대됐다. 3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빅컷’으로 금리 하락세가 가팔라진 가운데서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출의 비중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소득과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저신용자의 자금 수요가 커진 영향으로 보고 있다. A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여신정책이나 대출상품 취급에 특별한 변화는 없다”며 “직업이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을수록 신용등급이 낮은 경우가 많다 보니 코로나19 타격으로 자금 사정이 어려워진 분들의 대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B은행의 여신 담당 임원도 “코로나19 관련 특별 금융지원이 아니어도 현장의 수요에 대응해 되도록 충분하게 대출이 공급될 수 있도록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신용평가·대출심사 시스템을 보완해 대출 사각지대에 놓인 중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더 늘리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은 지난달 금융거래 이력이 짧고 신용등급이 낮은 중신용자를 겨냥한 신용대출 ‘씬파일러 대출’을 새로 출시했다. 이 상품의 이날 기준 금리는 3.21~4.21% 수준이다.일각에서는 주요 은행의 연체율이 꿈틀거리기 시작한 만큼 건전성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지난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일제히 0.1~0.2%포인트 상승했다. 오름폭은 작지만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가 진행형이어서 연체율 상승세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은 연체율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면서도 “리스크 관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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