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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지난달 1.3兆 상환…돈 바닥나는 A3 저신용기업

[또 다른 경제 뇌관 ‘부채’]

코로나發 실적 악화에 투자 외면

단기사채 발행 못해 현금 순상환

A1급은 두달새 자금조달 정상화





우량등급(A1)을 중심으로 단기금융시장의 경색이 완화되고 있지만 저신용 기업들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빡빡한 형편이다. 2·4분기 실적 부진과 더불어 1조3,000억원어치의 만기 사채를 현금 상환하면서 현금 고갈이 가속화하고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A3급 단기사채(CP·전단채)는 1조3,163억원어치를 순상환했다. 단기사채를 발행하지 못해 현금으로 상환했다는 것이고, 그 규모가 지난 4월에 이어 1조원대를 유지했다.

반면 A1급 단기사채는 2조1,855억원 순발행으로 돌아섰다. 3월 말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에 따른 공포로 자금시장이 경색된 이후 두 달 만에 정상화한 셈이다.

단기금융시장을 찾는 기업은 대개 회사채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운 곳들이다. 대한해운·SK텔레시스·신성통상·깨끗한나라·유진기업·GS스포츠·한신공영·휴맥스·AJ네트웍스 등 저신용등급 기업이 많다. 이들은 5년짜리 장기자금을 빌리지 못하자 3~6개월 단기자금이라도 구하려고 단기시장을 찾는다. 대개 90일 단위로 사채를 재발행하며 현금을 조달한다. 차환주기가 빠른 만큼 변동성에 노출돼 있다.



발행에 성공한 기업들도 조달금리가 크게 상승했다. 1일 40억원어치의 CP를 발행한 이랜드월드(A3)는 3개월물을 4.99%에 발행했다. 1월 2.85%에 발행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 새 2.14%포인트나 오른 셈이다. 12일짜리 단기물을 발행한 홈플러스(A2)도 2.7%로 금리가 1월 대비 0.6%포인트 상승했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가장 큰 이유는 시장 투자자가 씨가 마른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기업들의 무더기 실적 악화가 예상되면서 시장의 투자심리가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금리를 노리고 저등급 회사채·CP 등을 담던 공격적인 투자자들까지 리스크를 높이 평가하는 상황”이라며 “주된 투자자인 머니마켓펀드(MMF)마저 3월 시장 경색 이후 국공채로만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결산내역을 토대로 상장사들의 현금 소진 위험을 분석한 결과 투자적격기업(AAA 이하, BBB- 이상) 대비 투자주의기업(BB+ 이하, B- 이상)의 현금 소진 위험은 3.1~4.5배 높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매출이 25~75% 급감하는 경우 이들 기업이 6개월 내 보유현금을 소진할 확률은 4.29~7.23%에 이른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고위임원은 “2008년 리먼 사태 때도 저신용등급으로 시장 온기가 확산하는 데 수개월이 걸렸다”며 “코로나19 사태의 파괴력을 볼 때 저신용 기업들의 보릿고개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민경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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