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기업의 성장성·수익성·안정성이 동시에 나빠지면서 경영환경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석유·화학 업종 부진으로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가운데 부채비율은 갈수록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조차 못 갚는 기업 수도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3일 ‘2019년도 외감기업 경영분석(속보)’을 발표하면서 “2019년 법인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이 전년에 비해 악화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적용대상업체인 2만5,874곳으로 대상으로 진행했다.
매출액 증가율은 2017년 9.9%에서 2018년 4.2%로 반토막 난데 이어 지난해 -1.0%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은 자동차·조선업 상승에도 불구하고 석유정제·화학물질 등이 부진에 빠지면서 매출액 증가율이 -2.3%로 하락 전환했다.
영업이익도 감소하면서 수익성마저 나빠진 모습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9%에서 4.7%,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6.4%에서 4.0%로 각각 하락했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전기·영상·통신장비를 중심으로 8.3%에서 4.6%로 낮아졌다. 특히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비중이 상승하면서 수익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매출액이 줄어든 상황에서 급여 등 기업의 고정비용이 일정수준을 유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낮아졌는데 금융비용 부담률은 커지면서 이자보상비율은 593.3%에서 360.9%로 하락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활동에 따른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 번 돈으로 이자도 못 내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도 31.3%에서 34.1%로 확대됐다.
부채비율은 93.1%에서 95.4%, 차입금의존도는 26.0%에서 27.7%로 각각 전년보다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2019년부터 운용리스를 자산·부채로 인식하는 리스회계기준이 변경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