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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이하 절반 아래로...늙어가는 보험설계사

2012년 기점 20~30대 유입 줄고

최근 GA 급성장에 인력이탈 가속

판매조직 위축·생산성 악화 우려





불과 10년 전 전체 보험설계사의 80%를 차지하던 40대 이하 설계사 비중이 올해 처음 5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2년을 기점으로 20~30대 청년층 설계사 유입이 크게 줄어든 반면 경력 설계사들의 고령화가 이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고령화가 보험업권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법인보험대리점(GA)과 손해보험사 등으로 젊은 설계사 유출이 집중되고 있는 대형 생보사들로서는 판매조직 위축은 물론 생산성 약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생명보험사 전속 설계사 중 50대 이상 비중은 48%에 달했다. 6년 전만 해도 40% 이상을 차지했던 40대 설계사의 숫자와 비중이 꾸준히 줄어든 반면 50대 설계사 비중은 2010년 17.9%에서 지난해 35.7%로, 60대 이상 설계사는 2.3%에서 12.3%로 껑충 뛰었다.

특히 설계사의 고령화는 대형 3사에서 두드러진다. 삼성생명의 경우 설계사 평균 연령은 51세 이상, 오는 2030년에는 평균 연령이 60세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50대 이상 설계사 비중도 각각 49.4%, 51.5%로 평균을 웃돈다. 설계사의 유입보다 유출이 많아진데다 특히 20~40대 설계사의 이탈이 잇따르면서 중고령 설계사 비중이 자연스럽게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문제는 최근 2~3년간 GA채널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고능률 설계사들의 이탈이 집중됐다는 점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GA채널의 협상력이 높아지면서 전속 설계사보다 더 많은 수수료 수입을 벌 수 있게 된 영향이 컸다”며 “저금리와 1인 가구 증가 속에 종신보험이나 저축성보험 같은 생보 상품 판매가 어려워지면서 업권 구분 없이 다양한 상품을 팔고자 하는 욕구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영업활동을 하는 가동 인력이 동시에 줄고 있다는 점도 보험사들로서는 부담이다. 보통 보험사들은 전체 등록 설계사 중 70~80%를 가동 인력으로 추산하는데 이를 감안하면 생보업권의 가동 설계사는 8만명 안팎 수준에 그친다. 소속 설계사가 19만명에 육박하는 중대형 GA에 비해 절대적 열세다.

비대면 채널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설계사들 역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영업활동이 필수적인데다 기존과는 다른 혁신상품 개발과 판매가 보험사의 성장동력으로 대두될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고령 설계사의 비중이 높다면 보험사의 중장기 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경희 상명대 글로벌금융경영학과 교수의 ‘생명보험설계사의 연령과 생산성 사이의 관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15년 A보험사의 15년 이상 근속 전속설계사 집단의 연령별 생산성을 분석한 결과 48.7세에 이르기 전까지 나이가 들수록 소득이 높아진 반면 이후에는 소득이 하락했다. 50대 이상 설계사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보험사들로서는 생산성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이 교수는 “대량도입·탈락과 같은 양적 측면보다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질적 측면이 중요해졌다”며 “고연령 설계사를 위한 유지관리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한편 고연령 설계사의 생산성 저하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형 생보사들이 젊은 설계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삼성생명은 최근 신인 설계사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고 신인 설계사 연령 기준을 도입했다. 이달 계약하는 신인 설계사와 3년 이내 경력의 저연차 설계사의 연간 수수료율을 대폭 인상하고 설계사 영입 시 타깃 연령을 만 35~49세로 정했다. 젊은 피를 수혈해 판매조직의 조로현상을 최대한 막기 위한 조치다. 앞서 삼성화재도 지난해 신인 설계사에 대한 정착지원 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하고 정착지원금 지급을 위한 최소 실적 기준을 대폭 낮추는 등 설계사 정착률을 높이기 위한 수수료 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또 한화생명이 최근 신인 설계사 영입 및 유지에 따른 수수료를 인상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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