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 향후 2년 간 회계업계를 이끌 한국공인회계사회(한공회) 회장 선거가 열린다. 이번 선거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자투표 방식이 도입되면서 그간 저조했던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높다. 특히 역대 가장 많은 후보자가 출마하면서 후보자들의 공약에도 관심이 쏠린다. 서울경제신문에서는 이번 한공회 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①채이배 전 민생당 의원 ②정민근 안진회계법인 부회장 ③최종만 신한회계법인 대표 ④김영식 삼일회계법인 회장 ⑤황인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기호순)의 공약을 분석하고 출마의 변을 듣는다.
황인태(63)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한공회 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 중 유일한 학계 인사다. 이미 교수 임용 전 삼일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에서 6년간 공인회계사로 일하며 실무 경험을 쌓은 그는 감사 현장에서 느낀 개선점을 자신의 연구와 정책 제안에 반영하고자 애썼다. 특히 감사인지정제 등 주요 회계 이슈에 대해 구체적인 연구를 발표하는 등 회계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황 교수는 5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대학에 있으면서 젊은 회계사들의 다양한 고충을 접했고 한공회 회장이 된다면 그들의 어려움을 정책에 반영하면서 회계 개혁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황 교수는 업계를 떠나 있는 동안 오히려 더 회계업계의 질적 개선을 위해 일했다. 지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4년 간 금융감독원 회계 담당임원으로 근무하며 분식회계의 대표 사례인 2002년 미국의 ‘엔론 사태’ 이후 금감원에서 내부회계관리제도 등 회계제도를 개선하는 데 힘썼다. 또 2016년에는 송인만 성균관대 교수와 회계제도개선 책임연구원을 역임하면서 주기적 지정제, 표준감사시간제, 감사인등록제 등 회계 개혁을 기틀을 잡는 연구를 수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 시작해 학계와 관을 오간 경험은 실제로 회계사들이 처한 상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는 “대학에 있는 동안 젊은 회계사들의 고충을 가장 가까이서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고 균형 잡힌 시각으로 회계 개혁을 바라봤다”라며 “2만2,000명 회원을 위한 새로운 복지제도를 마련하고 권익 보호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황 교수가 이번 선거에 출마하며 발표한 공약은 젊은 회계사들의 처우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는 우선 “현재 전체 회원의 약 35%에 이르는 7,438명의 회계사가 휴업 중”이라며 “회계사 인력 문제는 선발인원 확대가 아닌 휴업 회계사 활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휴업회원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한공회 의사결정 조직인 평의원 제도를 개선하고 단시간 근무 등 감사시간 특성에 맞는 유연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법인 차원이 아닌 회계사회 차원에서 복지카드, 주택구입자금 대출 등 차별화 한 복지 서비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공회 조직의 외부감사를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눈길을 끈다. 황 교수는 “현재 회계사들이 내는 한공회 예산은 300억원 규모로 솔선수범해 외부감사를 추진해 정당성을 얻어야 한다”라며 “회비가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비용 절감을 실천하고 회비를 일정 기간 50% 감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인 구성 요건을 완화하고 지방 회계사회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변호사, 세무사 등 타 전문직군은 서비스 향상을 위해 법인 설립 요건이 완화 됐지만 회계법인 설립 요건은 2001년 개정 이후 아무 변화가 없다”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근무 형태에 익숙해진 점을 고려하면 사무소 상금 회계사 수 제한 등 일부 제도가 개정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 전문가와 비교해 불리한 외감법과 공인회계사법을 정비하고 지방 회계사회에 대한 예산 및 행정지원을 확대해 지방회를 활성화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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