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호구입니까? 이딴 광고 보려고 100만원 넘는 돈 쓰면서 휴대폰 산 거 아닙니다.”
삼성전자(005930) 날씨 앱(어플리케이션)이 때 아닌 ‘광고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갤럭시 시리즈 등 삼성전자 단말기에 선탑재되는 기본 날씨 앱을 업데이트하니 돌연 상단광고가 생겼다는 겁니다.
이에 네티즌들은 “비싼 휴대폰을 샀는데 기본 앱에서 강제로 광고를 봐야 하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홈페이지 커뮤니티에는 날씨 앱 광고에 항의하는 글이 잇따라 게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갤럭시 유저들은 의혹이 사실이라면 삼성이 날씨 기능이라는 기본 앱을 통해 수익창출에 나선 것이라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잘 쓰던 삼성 날씨 앱에 갑자기 광고가 생겼다? |
실제로 지난 9일 오후 갤럭시 S9+를 사용하고 있는 기자가 삼성 앱들에 접속해 확인해보니 아미노산 보충제,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소셜커머스 등 광고가 상단부에 노출되고 있었습니다. 다만 날씨 앱에는 광고 대신 날씨와 관련된 정보성 게시물이 게재돼 있었습니다.
이런 광고들이 정말로 업데이트 후 돌연 생긴 걸까요? 이 부분은 사실과 약간 달랐습니다.
우선 날씨 앱의 경우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UI(유저 인터페이스)가 달라지며 새로 광고영역이 생긴 건 맞습니다. 하지만 이 광고는 이용자마다 ‘선별적으로 노출’된다고 합니다. 어떤 유저의 화면에는 광고가 노출되지만, 다른 유저에게는 노출되지 않는 겁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선별적 광고 정책을 유지할 예정입니다.
또한 날씨 앱 외에 삼성페이, 갤럭시 스토어, 삼성 헬스 등 기타 앱 내 광고들은 네티즌들의 인식과 달리 이미 삽입되어 있었다는 설명입니다. 날씨 앱 업데이트와 더불어 새로 도입된 것처럼 오해된 측면이 있는 겁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선별적으로 날씨 앱에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며 “향후 확대계획은 아직 미정”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광고는 사기업 마음 VS 소비자 선택권 주어져야 |
물론 광고 도입에 대한 이용자들의 거부감도 쉽게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닙니다. 그래서 IT기업들은 통일된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등 광고 톤을 조절하면서 조심스럽게 수익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사기업의 서비스인데 당연히 수익화할 수 있는 부분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선탑재 앱에서만큼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당분간 논쟁은 지속될 것 같습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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