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늘어나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급기야 쿠팡의 책임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왔다.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쿠팡의 코로나 확진자 은폐로 남편이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과 ‘우리 노동자들과 우리 사회 전체를 위험에 빠뜨린 쿠팡을 처벌해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남편이 사경을 헤매고 있다며 글을 올린 청원인은 자신을 ‘쿠팡 부천 신선센터에서 일하는 40대 주부’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 신선센터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모두 방한복과 안전화를 돌려 사용한다”면서 “근무하는 동안 소독, 방역하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이어 “쿠팡은 확진자가 나오고 나서도 3일을 숨 붙은 기계 취급하듯 근무자들에게 진실을 말해주지 않고 관리자들은 무조건 모른다고 하며 그대로 일을 시켰다”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지난달 25일 근무 이후 26일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했고 다음 날 딸과 남편도 확진돼 입원했다”면서 “특히 남편은 코로나 합병증으로 인한 심정지, 급성호흡부전으로 큰 병원에 이송되어 에크모 치료 중”이라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현재 쿠팡은 그 어떠한 사과도 대책도 없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쿠팡은 131명 확진자와 그의 가족에게 분명한 사과와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20분 현재 2,600명 넘게 동의했고 쿠팡의 처벌을 원한다는 청원에는 1,500명 넘게 참여했다.
쿠팡의 사과와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번에만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달 24일 쿠팡의 경기도 부천 물류센터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부터 쿠팡의 책임있는 인사가 최소한 서면 사과라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쿠팡은 홈페이지에 ‘쿠팡 물류센터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관련 안내드립니다’라는 제목의 Q&A 형식 안내문만을 올리고 “배송 상품은 안전하다”는 주장을 펼친 바 있다.
이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정도 일이 커졌으면 김범석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근무자와 고객, 사회에 직접 사과해야 옳다고 봤는데 대표 명의의 사과문조차 발표하지 않는 것을 보고는 솔직히 놀랐다”고 말했다. 다른 이커머스 관계자는 “자유롭게 의사소통이 되는 조직이었으면 이처럼 아무 일 없었던 듯 버티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내부의 의사결정 방식이 일방적이거나 임직원이 할 말을 못하는 조직문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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