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이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등 국내 기업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4분기에 중국 가전업체들을 강타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이 2·4분기 들어서는 미국·유럽 등 해외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에 가해졌기 때문이다.
16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2·4분기 예상 출하량은 총 1,277만9,000대로 지난 1분기(1,677만8,000대)보다 400만대가량(-23.8%) 줄어든다. 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33.1% 수준으로 지난 1분기 36.1%에 비해 3%포인트 감소할 전망이다. 전체 TV 시장도 위축된다. 올해 2·4분기 글로벌 TV 시장 예상 출하량(시장 규모)도 총 3,861만7,000대로 각각 직전분기와 지난해 동기대비 17%·19% 줄어든다.
반면 중국 기업들의 2·4분기 예상 출하량은 올해 1분기(1,514만3,000대)와 비슷한 1,514만9,000여대로 우리 기업들을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예상 점유율도 40%에 육박(39.2%)해 국내 기업과의 점유율 격차가 6%포인트 이상 벌어진다. 두 나라는 매 분기 1∼3%포인트 이내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놓고 서로 엎치락뒤치락해왔는데 2·4분기에 격차가 최대로 벌어지는 것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의 주력 시장인 미국·유럽 등지가 2·4분기에 코로나 여파로 큰 타격을 받은 것과 달리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은 2·4분기 들어 서서히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며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수출이 주력인 국내 TV 업체들과 달리 중국 기업들은 중국 내수 시장 의존도가 높다.
패널별로 보면 코로나19의 여파는 프리미엄 라인인 OLED보다 주로 저가의 LCD 패널 TV에 직격탄이 됐다. LCD(액정표시장치) TV 출하량은 2·4분기에 19.2%가 줄어드는 반면 LG전자가 주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2·4분기에도 16.4%(추정) 늘어나는 등 코로나 여파에도 불구하고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가전업계는 3·4분기 이후부터는 상반기의 충격을 딛고 점차 국내 기업들의 점유율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과 유럽 대표 전자 매장들이 재개장을 하거나 곧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보복 소비’가 되살아날 가능성과 함께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사이버먼데이 등 대규모 할인 행사도 기대하고 있다.
실제 옴디아가 지난 3월 말 발표한 올해 하반기 TV 예상 출하량은 3·4분기 5,451만대, 4·4분기 6,690만대 등 총 1억2,141만대로 상반기 추정치인 8,209만대에 비해 47%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양상에 따라 국가별 회복 속도는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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