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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 돼버린 대학혁신지원사업…1인당 35만원에 대학 미래 망칠라

코로나 여파에 대학 등록금 감면 목소리 커져

교육부, 혁신사업 예산 용도 제한 완화 논의

정원감축 등 고등교육 혁신 본래 목적 외면돼

4년제 50개교 사업 제외돼 대학별 차별 발생도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학생들이 15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등록금 반환을 위한 교육부에서 국회까지 5박6일 대학생 릴레이 행진 선포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학생들은 코로나19로 인한 부실수업에 따른 등록금 반환, 원격 수업 대책, 학생안전, 인권 보장 등을 요구했다./세종=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대학 등록금 반환 방안으로 논의 되고 있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을 두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학 기본역량을 높이고 정원감축을 유도하는 등 고등교육의 중장기 발전과 직결된 사업의 기본 목적이 외면될 뿐만 아니라, 실제 용도 제한 완화를 하더라도 학생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등록금 환불 요구가 커지자 교육부는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의 용도 제한 완화를 통해 대학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올해 1학기 바이러스 여파에 대면수업이 진행되지 않는 등 교육의 질이 떨어져 대학가에서는 등록금을 환불해 달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등록금 반환은 대학과 학생 사이의 문제라며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어왔지만 문제가 확산되자 나름의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교육부의 대표적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올해 기준 4년제 대학 8,031억원, 전문대학 3,908억원 등 총 1조 2,000억원 규모로 운용되는데 해당 금액을 대학이 학생 지원에 쓸 수 있게 사용 제한을 완화 해준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코로나 임시방편으로 대학혁신지원사업의 본래 취지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본래 대학 기본역량을 강화하고 전략적 특성화를 유도해 지역 강소대학을 육성하는 등 고등교육 전반의 혁신을 유도하는 사업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지원과는 전혀 무관하다. 특히 대학을 자율개선대학과 역량강화대학으로 나눠서 후자의 경우 정원감축을 유도하는 등 학령인구 감소라는 대학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도 직결돼 있다. 그런데 코로나19 국면에서 해당 영역에 사용돼야 할 예산이 전용되면 장기적 관점에서 고등교육 개선은 요원해질 수 밖에 없다.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 용도 제한 완화를 해도 등록금 반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올해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 총액인 1조 2,000억원을 지난해 교육기본통계에 공시된 고등교육기관 재적학생 수 332만 6,733명으로 나눠 계산하면 1인당 약 35만원 정도가 된다. 전체 예산을 모두 등록금 지원에 사용해도 한 사람당 지원 액수가 크지 않은 것이다. 3차 추경을 통해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이 감면된 점을 고려하면 실제 효과는 더 작을 수 있다.

교육부가 대학혁신지원사업 예산 용도 제한 완화를 밀어붙일 경우 대학별 차별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올해 대학혁신지원사업 지원 대학은 4년제 대학 기준 전체 193곳 중 143곳으로 50개의 대학은 사업과 무관하다. 이 경우 해당 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은 정부의 코로나19 등록금 지원에 수혜를 보지 못하게 된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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