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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경제]"당근이지"하면 '아재' "당근하니?"하면 오빠





“혹시 당근이세요?”

“아 네 OO님?”

지하철 역을 비롯해 동네 사람들이 모두 알만한 장소에 가면 벌어지는 흔한 풍경이 됐습니다. 손에 쇼핑백을 들고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도 ‘당근’을 하러 나오신 분들 일것입니다. 최근 동네를 기반으로 한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이 인기를 얻으며 동네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입니다.

특히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중고 거래가 이제는 전 연령대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아직도 중고거래를 찝찝해하거나, 당근을 채소의 일종으로만 알거나 당근이라는 단어를 “당근이지”라고 표현할 때 사용하면 당신은 ‘아재’입니다.

전 연령대로 중고거래가 확산되면서 당근마켓 역시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2015년 처음으로 선을 보인 당근마켓은 이제 월 이용자 수 700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연간 거래액도 2016년 46억원, 2017년 500억 원, 2018년 2,000억 원, 2019년 7,000억 원의 거래액을 달성했습니다.



특히 올해 성장세가 기대됩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 경기 침체와 ‘집콕 생할’,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등이 확산되면서 안 쓰는 물건을 팔아 소소하게 용돈을 벌기도 하고, 필요한데 새 제품으로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때 등등의 이유로 중고 거래가 늘었습니다. 사실일까요? 주변에 물어보세요. 최근 ‘당근’을 시작했다고 하는 이들이 아마 많을 것입니다.

알지는 못하지만 동네 주민들과 소통하는 재미도 쏠쏠하고, 처 박혀 있던 중고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재미 역시 만만치 않다고 합니다. 마치 숨겨졌던 자신의 가치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느끼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거래를 하기 위해 동네를 한 바퀴 휘 도는 것 또한 쏠쏠하다고 합니다.



또 당근마켓의 경우 놀이로도 진화하고 있고, 동네 커뮤니티 활성화라는 예상 밖의 현상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당근마켓 화면 캡쳐.


당근마켓 화면 캡쳐.


당근마켓 화면 캡쳐.


각 지역 별로 독특한 물건들이 많이 올라오는데 이를 보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제주도의 경우 커다란 배 한 척이 1,000만 원에 올라 오기도 하고, 금방 잡은 활어도 올라옵니다. 지방색이 아주 뚜렷한 경우입니다.

또 동네생활이라는 코너에서는 일상을 나눕니다. 이런 병이 있는데 어느 병원이 좋은지, 이런 곳이 있는데 숨겨진 맛집이더라, 또 수업 없는 날 스타벅스 썸머 레디백 구해드릴 수 있다 등등의 글이 올라오는데 이런 글들을 읽는 것도 소소한 재미입니다. 코로나가 의외의 결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멀리 갈 수도 없고 집에 있는 시간도 길어지면서 동네에서 즐리는 ‘동네라이프’에 즐거움을 느끼는 겁니다.

또 ‘당근’을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진풍경도 벌어집니다. 주로 와이프들이 물건을 사고 파는 경우가 많은데 직거래 때는 대부분 남편들이 ‘라이더’가 된다는 겁니다. 재미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특이한 물건이라서 누가 살까 싶기도 하면서 당근에 내놨는데 팔렸답니다. 직거래 장소로 남편을 내보내면서 그 사람에게 어디에 쓸 것지라고 물어보라고 했다고 합니다. 직거래를 마치고 돌아온 남편의 대답 “모른대, 자기도 와이프가 시켜서 나왔대”.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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