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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지지율 하락에…"청년·서민 잡아라" 특별지시 내린 文

'부동산 긴급보고' 靑 대책은

전셋값 상승 등에 30대 등돌려

"시장안정" 초강력 대책 만지작

종부세율 최고 4%까지 높이고

지방도 투기과열 지정 가능성

시장선 "대출규제 완화 필요"

집값 잡기에는 역부족 지적도

지난 5월 1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노영민 비서실장이 신임 경호처장 임명장 수여식에 입장하는 모습/연합뉴스




부동산시장 불안에 따른 국민들의 원성이 결국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자 청와대가 발칵 뒤집혔다. 2일 오후4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청와대로 긴급 호출됐고 이에 앞서 오후2시께는 다주택을 보유한 청와대 참모들을 향해 “한 달 안에 1주택을 제외하고 모두 처분하라”고 강력 권고하는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메시지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장관으로부터 긴급 보고를 받고 주택 공급물량 확대와 다주택자 등에 대한 보유세 강화 등을 지시했다. 시장이 원하는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투기수요를 철저히 억제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김 장관을 향해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보완책이 필요하면 주저하지 말고 언제든지 추가 대책을 만들라”고 강조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이 국토부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직접 지시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가 부동산 문제에 이처럼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심상치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실시된 대통령 국정 지지도 조사에서 긍정 평가가 49.4%를 기록해 15주 만에 지지율이 50% 아래로 내려갔다. 60% 안팎이던 국정 지지도가 하락세로 접어든 것은 공교롭게 리얼미터 조사 기준 지난 6월 3주차부터다. 이 무렵 6·17부동산대책이 발표됐고 인천국제공항공사 사태(6월21일)가 불거졌다. 고강도 부동산 매매 규제가 전셋값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부동산 문제에 민감한 30대에서 국정 지지도 하락세가 가파르다.

결국 문 대통령의 긴급 지시는 다주택자에 대한 경고 신호를 한층 강화하는 등 기존 부동산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제기된 일부 부작용을 개선해 정책의 유연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공급 확대 등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대출규제 완화 등 실효성 있는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한 아쉬움을 보내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주택정책 관련 지시는 크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의 세 부담 완화 △다주택자 부담 강화 △공급물량 확대로 구분된다.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죄는 방식의 기존 정책 기조가 실수요층의 ‘기회 박탈’로 해석되면서 정권의 주요 지지층에서부터 불만이 터져 나온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주 타깃이었던 다주택자를 겨냥한 규제는 더욱 강화하도록 했다. 12·16대책에 포함됐지만 국회 입법에 실패해 시행되지 못한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이 우선적으로 재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12·16대책에 담긴 종부세 개정안은 종부세율을 구간별로 0.1~0.3%포인트 올려 최고 4%까지 높인다는 내용이다. 1주택자라도 고가주택·실거주 여부 등에 따라 보유세 부담을 달리 두는 방안도 언급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개정안의 조속한 입법을 주문했다.

투기세력 유입 차단을 위해 규제지역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도 유력해 보인다. 6·17대책 이후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경기 김포·파주 등이 우선 거론된다. 김 장관은 앞서 김포와 파주를 겨냥해 “일부 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모습들이 있으며 상당 부분 규제지역 조건에 부합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조정대상지역 추가 지정 가능성을 예고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날 문 대통령의 지시가 규제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급을 늘리고 실수요층의 부담을 완화하도록 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급 확대에 대한 확실한 신호를 보내겠다는 의미”라며 “3기 신도시 조기 분양으로 이른 바 ‘내 집 마련’ 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 젊은 층이나 무주택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부 개선 효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주택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장 전반에 너무 많이 풀린 유동성에 대한 대책이 우선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을 확대해봐야 집값은 더 오를 수 있다”며 “대책 자체는 긍정 평가할 수 있지만 집값 안정 가능성은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시장의 ‘큰손’이 30대인 상황에서 투기수요와 실수요층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실수요층에게 가장 큰 부담을 주는 대출 관련 규제 완화가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규제지역을 대폭 늘리면서 대출한도가 줄어든 일부 수도권 지역 주민들은 중도금·잔금 마련 등에 어려움이 커진다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한편 리얼미터 조사는 TBS의 의뢰로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홍우·진동영·박진용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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