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표적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혜 업종으로 꼽히는 식품주가 실적 성장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2·4분기 어닝시즌의 선두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K푸드’의 인기가 중국 등 아시아 지역을 넘어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신규 시장으로까지 확대되면서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의 매출과 외형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식품 대장주인 CJ제일제당(097950)의 주가는 7월 들어 11.04%의 상승률을 기록해 코스피 상승률(2.40%)을 8.64%포인트나 웃돌았다. 지난 4~5월에만 6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오리온(271560)도 같은 기간 주가가 8.96%나 올랐고, 이날 장중에는 주가가 15만원을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농심(4.10%), 대상(3.87%), 오뚜기(1.80%), 삼양식품(0.40%) 등의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투자자별로는 기관투자가가 이달 CJ제일제당 155억원, 농심 65억원, 풀무원 34억원어치 등을 사들였고, 외국인투자가는 오리온과 CJ제일제당을 각각 93억원, 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은 삼양식품을 9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두드러진 CJ제일제당은 코로나19로 인한 가정간편식(HMR) 제품의 국내외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25.60% 급증한 1조1,2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근에는 중국에서의 성장세가 주목받았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왕교자’가 중국 2위 온라인 상거래 업체 징둥닷컴의 교자·완탕 카테고리에서 4월과 5월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 내 주요 제품 매출이 지난해 대비 6배 이상 확대된 것으로 분석됐다. 조미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분기 실적 시즌에 들어서며 가정 내 식품 수요 증가와 판촉 완화 등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국내외 실적 개선이 전망되는 CJ제일제당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농심·삼양식품 등 해외 성장세가 가파른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농심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미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2위로 오르는 등 2·4분기에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분기 대비 30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으며 삼양식품 역시 라면 제품의 매출이 4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K푸드의 글로벌 인지도가 확산되면서 미국이 중국만큼이나 중요한 한국의 가공식품 수출처로 떠오르고 있다”며 “해외에서의 인지도 확대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인 만큼 미국 익스포저(노출액) 보유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품주의 목표주가 상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기존 13만원에서 불과 4개월여 만에 31%나 올린 17만원으로 수정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적정주가는 1월 말 기준 33만500원에서 26.90% 오른 41만9,412원으로 제시됐으며, 같은 기간 오리온은 13만9,200원이던 목표주가가 16만571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됐다. /신한나기자 hanna@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