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도 통 큰 산학협력을 이어나간다. 올해도 삼성전자는 반도체 미래 기술과 인재양성을 위해 설립한 산학협력센터가 주축이 돼 1,000억원을 연구현장에 전달한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산학협력센터를 통해 지원받은 전·현직 교수는 350여 명, 박사과정 장학생을 포함한 학생은 4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산학협력센터는 지난 2018년 7월, 대학의 연구 역량이 반도체 산업의 생태계를 질적으로 성장케 하는 기초 토양이라는 판단에 따라 만들어진 기구다. 삼성전자는 이 센터 출범을 계기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산학과제 지원 규모를 기존 연 400억원에서 2배 이상 늘린 1,000억원을 바탕으로 국내 대학 연구를 도와왔다.
특히 산학협력센터는 연구의 질을 실질적으로 높일 수 있는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 연구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대학에서 실제 산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연구성과를 낼 수 있도록, 회사가 보유한 첨단 반도체 설비를 대학의 연구활동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지난 한 해 삼성전자는 10여 곳의 국내 대학으로부터 100여 건에 달하는 연구용 테스트 반도체 제작 의뢰를 받아 모두 무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연구활동이 지연되거나 과제가 보류되고, 연구비 축소 등으로 크게 위축된 국내 대학의 연구를 위해 산학협력센터에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에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산학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현재 진행 중인 협력과제들의 특허 등록을 장려하는 한편, 기존의 공대 중심의 산학협력 뿐만 아니라 기초과학 분야에 대해서도 협력을 넓혀가고 있다. 신소재 개발과 공정 데이터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물리·화학·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연구과제에 대해 전체 산학협력 금액의 10% 이상을 할애해 지원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철학은 센터의 이 같은 행보에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줬다. 이 부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미래를 위해 인재와 기술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인재와 기술을 중시하는 경영철학을 꾸준히 밝혀왔다. 또한 사회와 기업이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동행 비전’ 역시 이번 1,000억원 지원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디스플레이 신규투자 협약식에서 “세계경기가 둔화되고 여러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이지만 저희는 흔들리지 않고 차세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산학협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시스템반도체 분야 기술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비전을 선포한 지난해 4월에도 이 부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야말로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멈추게 하지 않는 힘이라는 게 개인적 믿음”이라며 산학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이한관 삼성전자 DS부문 산학협력센터장(상무)은 “국내 대학들과의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확대해 대학들이 우수한 실무형 연구개발(R&D)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우수 인재가 기업으로 진출해 역량을 펼칠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수민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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