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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AP 칼가는 삼성전자.."지금이 기회"

화웨이 1분기 AP점유율 삼성 제쳐

中 '애국소비'에 삼성 '엑시노스' 부진

美 제재로 연말께 中기업 타격 전망

삼성, GPU 등 성능높여 재도약





삼성전자(005930)가 신경망처리장치(NPU) 등 인공지능(AI) 관련 성능을 향상시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 화웨이의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미국의 제재로 5나노 이하 첨단공정 기반의 AP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이번 기회에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퀄컴은 올 1·4분기 매출 기준 모바일 AP 시장에서 40%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하이실리콘(20%), 애플(15%)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미디어텍과 함께 ‘기타(25%)’로 분류돼 별도 점유율이 집계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4분기 14.3%의 점유율로 퀄컴(41.4%), 애플(18.2%)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점유율 하락이 눈에 띈다. 반면 지난해 1·4분기 하이실리콘의 점유율은 13.5%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점유율 하락은 하이엔드급 AP인 ‘엑시노스990’의 성능 부진 및 화웨이의 가파른 점유율 상승 때문이다. 엑시노스990은 영국 팹리스 업체 ARM이 설계한 ‘말리’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돼 자체 설계 GPU인 ‘아드레노’가 탑재된 퀄컴의 ‘스냅드래곤865’와 성능 차이가 큰 것으로 전해졌으며 중앙처리장치(CPU) 성능 또한 스냅드래곤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는 국내에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모델에 엑시노스를 탑재하는 관행을 깨고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S20’에는 스냅드래곤을 탑재하며 ‘굴욕 아닌 굴욕’을 맛봤다.

미국의 제재에 반발한 중국 국민들의 ‘애국 소비’에 힘입어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난 것도 삼성전자 AP 점유율 하락의 한 원인이 됐다. 중국 시장조사 업체 CINNO에 따르면 하이실리콘은 올 1·4분기에만 2억2,210만개의 AP를 출하하며 중국 내 AP 시장 점유율을 전년 동기(24.3%) 대비 2배 수준인 43.9%까지 끌어올렸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올해 말께 글로벌 AP 시장 점유율 3위 자리 복귀는 물론 2위 자리까지 노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이실리콘이 미국의 제재로 대만 TSMC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이용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엑시노스 채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실제 퀄컴의 스냅드래곤은 엑시노스 대비 가격이 높아 관련 제품 채택 시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원가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미디어텍의 AP ‘헬리오’는 하이엔드급 제품군에서 엑시노스 대비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5G 통신칩이 탑재된 보급형 AP ‘엑시노스880’을 통해 중국 스마트폰 업체 비보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화웨이의 빈틈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GPU와 NPU 성능을 개선한 ‘엑시노스992’를 다음달 출시할 예정인 ‘갤럭시노트20’에 탑재하며 자존심 회복을 노린다.

삼성전자 AP의 AI 성능은 이후에도 꾸준히 업그레이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미국 오스틴법인은 자체 공고를 통해 머신러닝 등 NPU 설계 관련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체 모바일 CPU 코어 개발 프로젝트인 ‘몽구스’를 중단하고 GPU·NPU 기술 확보를 통한 엑시노스의 AI 성능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AMD와 모바일용 GPU 개발을 위해 손을 맞잡는 등 글로벌 주요 사업자와의 협업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GPU 전문업체인 엔비디아가 CPU 전문업체인 인텔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등 반도체 시장이 AI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이 같은 ‘AI 퍼스트’ 전략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인 유니SOC가 모바일 AP 시장에서 하이실리콘의 기술을 이전받아 ‘차이나 굴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단번에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오는 2030년 시스템반도체 시장 1위를 목표로 한 삼성전자의 ‘반도체 비전 2030’ 또한 엑시노스의 점유율 상승과 함께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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