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토요워치] "일단 하고 보자"...시민단체들 '묻지마 고발 대리전'

검언유착·정의연 등 정치적 논란 사건 놓고

법세련·민언련·국민참여연대, 고발 잇달아

의혹 제기 수준에 그쳐 불기소율 50% 안팎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전 채널A 기자 구속영장 발부 판사 고발 기자회견에서 이종배(가운데)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커지면서 이와 관련된 고소·고발이 급증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갈등과 의혹의 당사자들이 아닌 시민단체 등 외부에서 연이어 고발하는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다 각종 정치·사회 이슈를 둘러싼 시위들이 좌우로 첨예하게 갈려 정치 쟁점화되면서 서초동은 광화문광장과 시청 앞 거리에 이은 제2의 격투장이 돼버렸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법치주의바로세우기연대(법세련)가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 간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지기 시작한 지난 4월부터 이달 14일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12건을 고발했다. 이 단체는 최근 한 달 동안만 해도 추 장관이 윤 총장에게 검언유착 의혹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는 수사지휘권 발동을 직권남용 및 검찰청법 위반 혐의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에게 법무부의 입장문 초안이 유출됐다는 의혹으로 최 대표와 추 장관을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법세련은 5월 논란이 됐던 정의기억연대,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관련해 네 차례 고발하고 정의연에 대해 예산집행금지 가처분신청을 하기도 했다. 법세련은 주로 여권을 공격하는 시민단체로 알려져 있다.



정치적 논란을 일으키는 사건들을 놓고 반대편에서도 고발 대리전을 펼치는 시민단체가 여럿이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MBC의 ‘검언유착’ 첫 보도 후 검찰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고발했다. 민언련의 고발 이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정진웅 부장검사)가 수사를 하고 있다. 적폐청산국민참여연대는 윤 총장을 1월 검찰 인사 당시 법무부의 검찰 간부 인사에 관한 의견 개진을 거부했다며 고발한 데 이어 3월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신천지를 조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발했다. 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관련 압수수색을 불법적으로 했다는 혐의로도 윤 총장을 고발했다.

문제는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 이런 형태의 고발 대리전이 알맹이 없는 ‘묻지마’ 고발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는 점이다. 실제 고발 사건들이 수사팀에 배당되고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 기소까지 이르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검찰에 따르면 시민단체를 비롯한 고발인들의 고발은 매해 증가 추세인데 불기소율이 50% 안팎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많은 시민단체가 변호사 없이 직접 고발장을 작성하고 고발인 조사를 받아도 의혹 제기 수준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일단 고발부터 하고 홍보 효과를 누리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고발을 함으로써 비리나 의혹을 바로잡는 것도 시민단체의 역할이지만 정부기관에 정책을 제안하고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회 이슈를 전달하는 게 기본”이라며 “고발만 일삼다가는 시민단체가 지나치게 정치화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