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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문화 '편리한 단절' 확산..온라인 쇼핑·교육·근무 메가트렌드 정착"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인터뷰

"언택트는 혼합·혼술 문화의 연장..코로나19 기폭제 돼"

"공유경제 추락..익숙한 소비 커지고 일부는 명품 의존"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




“언택트(Uncontact·비대면) 문화는 코로나19로 인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닙니다. 개인주의에다 1인가구가 늘며 혼밥·혼술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었는데 코로나가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이죠.”

정인호(47·사진) GGL리더십그룹 대표는 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불편한 소통’보다는 ‘편리한 단절’을 꿈꾸는 삶의 방식이 트렌드가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영학 박사인 정 대표는 행동심리와 리더십, 협상 분야에 걸쳐 ‘화가의 통찰법’, ‘가까운 날들의 사회학’, ‘소크라테스와 협상하라’ 등 9권의 책을 썼으며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언택트는 초연결 사회의 산물인 인터넷, 5G(5세대 통신), 인공지능(AI), 모바일기기,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 가상현실, 플랫폼 비즈니스를 밑거름으로 더욱 진화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아마존,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페이스북 등과 같이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음식과 신선식품 주문, 택배 증가, 택시 호출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언택트는 블랙홀처럼 많은 것을 빨아 들이는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도입된 원격근무나 원격교육, 원격의료도 결국 정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전망이다. 재택근무의 경우 한국에서는 그동안 인터넷 보급률과 평균속도는 세계 1위임에도 불구하고 ‘만나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이 강해 겉돌았다. 심지어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도 재택근무를 ‘미친 짓’이라고 했었다. 정 대표는 “상사가 눈앞에서 직원을 통제하려 하고 직접 만나야 눈빛과 말투, 표정을 알 수 있고 익숙하고 검증된 쪽으로 현상유지를 하려는 경향도 강했다”며 “하지만 앞으로는 원격근무나 원격교육, 원격의료 등 세상이 완전히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간이 어떤 순간에 행복한지를 나타내는 행복칼로리 표로 여행·사교활동등의 행복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외로 언택트와 재택근무는 재미와 의미가 모두 낮은 쪽으로 분류돼 있다. /‘굿라이프’ 행복칼로리표 수정




심지어 오프라인에서도 언택트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일본의 의류 브랜드 어반리서치 스토어는 매장 입구에 비치된 파란 쇼핑백을 든 손님에게는 점원이 일절 말을 걸지 않고 도움을 청하는 고객에게만 집중한다. 일본 교토의 ‘도(都)택시’는 기사가 목적지를 묻거나 요금을 받을 때를 빼고 승객에게 일절 말을 걸지 않는다. 그는 “직접적인 접촉에서 오는 불필요한 갈등과 감정 소모, 피로감에 대한 거부가 ‘편리한 단절’로 이어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부와 사회적 지위, 개성과 취향에 따른 울타리 문화가 확산, 심화될 것이라는 게 그의 예상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공유경제’가 세상을 바꾸고 있다가 급작스럽게 퇴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가 호텔이 하나도 없지만 글로벌 호텔체인인 힐튼호텔보다 훨씬 더 기업가치가 높았는데 전세가 크게 역전된 것이 단적인 예다. 자동차 공유업체인 우버는 2018년 말만 해도 시가총액이 1,200억 달러(약 141조 원)에 달했는데 지금은 급격히 추락했다. 그는 “영화 ‘기생충’에서 상류층 부인이 말한 ‘믿음의 연결고리’처럼 검증된 인간관계 중심으로만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명품 브랜드를 가지면 마치 스스로가 값어치 있는 브랜드 집단에 속한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이른바 ‘파노플리 효과’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5월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이 전해지며 주요 백화점에서 개장 전부터 샤넬 제품을 구입하기 위해 개장 전부터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전했다. 특급호텔 역시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지만 호텔 식당 중 개별 룸은 오히려 예약이 증가했다.



그는 실존 심리학의 ‘공포관리이론’처럼 질병과 같은 극도의 공포 분위기에서 유행이나 새로운 트렌드를 좇기보다 원래 습관이나 관습, 세계관에 좀 더 많이 기대게 된다고 했다. 요즘 ‘이너시아(관성) 마케팅’이 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마트는 1980~90년대 감성과 추억을 소환한 레트로 콘텐츠와 이들 상품에 기능성을 더한 ‘뉴트로’ 아이템을 선보이고 있다. 은박지를 깐 불판에 구워먹던 ‘냉동 삼겹살’과 노란 종이봉투에 담긴 ‘옛날 통닭’을 옛날 방식대로 매장에서 바로 튀겨서 판매한다. 1970~1980년대 다 먹고 나면 병을 씻어서 ‘보리차병’으로 주목받아온 델몬트는 유리병을 소환해 ‘델몬트 레트로 기획 오렌지’ 세트를 출시했다. CU가 추억의 간식 시리즈로 쫀드기, 단짝 캔디, 삼거리 캔디 등을 선보여 인기몰이를 하고, 최근에는 대한제분과 손잡고 ‘곰표 밀맥주’를 판매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언택트 상황에 처하게 된다”며 “오랫동안 신뢰해 온 브랜드를 선호하고 언택트 소비를 늘리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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