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020560)이 6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깜짝’ 흑자 달성에 오는 12일 계약 무산 디데이를 앞두고 책임공방만 오가고 있는 매각 구도에도 전기가 마련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2·4분기 영업이익이 1,151억원, 당기 순이익은 1,16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이로써 2018년 4·4분기 적자 이후 6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깜짝 흑자 전환의 배경엔 화물운송 부문의 매출 증가가 있었다. 화물 부문의 매출은 6,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전체 매출액이 8,186억원으로 지난해 2·4분기(1조4,813억원)과 비교해 44.7%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한항공처럼 여객기 운항 감소로 증가한 국제 항공화물 수요에 대응하고자 여객기 화물칸을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 카고’ 영업에 집중해 왔다. 화물기 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화물기 임시편도 적극적으로 편성했다고 아시아나항공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화물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주, 유럽 노선과 같은 장거리 노선에서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이 증가했다.
인건비와 유류비를 포함한 고정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한 것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며 하반기에도 고전이 예상된다”며 “국내 중심의 여행 수요 회복을 발맞춰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화물 영업력 확대, 기업 전세기 유치 등을 지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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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실적 개선이 계약 파기를 코 앞에 두고 있는 매각 구도에도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호산업은 앞서 ‘이달 12일 이후에는 계약 해제와 위약금 몰취가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바 있다. KDB산업은행도 이동걸 회장이 직접 나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이 무산되면 HDC현대산업개발에 모든 책임이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HDC현산은 이에 반발하면서 여전히 재실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노딜(No Deal)’ 위기에 놓인 상황이 극적으로 반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내놓는다. HDC현산이 유상증자 등을 미루는 등 계약 이행을 질질 끌고 있던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경영 실적 악화 우려였다. 이번 흑자 전환이 그 같은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만큼 HDC현산이 인수 의향을 명확히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코로나19 영향 장기화로 경영 실적이 추세적으로 개선될지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인 만큼 양측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계약이 무산될 가능성이 아직은 큰 상황이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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