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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리스크 장기화에 삼성 경영委도 '위축'

2019년 삼바수사 본격화 이후

처리안건 절반 수준으로 급감

이재용 기소땐 경영 올스톱 위기

이재용(앞줄)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온양사업장을 찾아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기에 앞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의 최고 경영의사 결정을 하는 경영위원회의 처리 안건이 확 줄었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검찰 수사와 재판에 따른 사법리스크가 경영위원회의 활동 위축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필요에 따라 수시로 열리는 경영위원회는 주요 경영전략과 사업 재편, 대규모 투자 및 인수합병(M&A) 등 삼성전자의 미래를 좌우할 주요 결정 사항을 의결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경영위원회는 사내이사 5명으로 구성돼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6번의 경영위원회를 열어 8건의 안건을 의결했다. 지난해에는 연간 총 8회 열어 17건의 안건을 결정했다. 올해와 지난해 경영위원회에서 의결된 안건 수는 연간 20~30건에 달했던 2013~2018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2011년과 2012년에는 경영위원회 의결 안건이 40건을 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2019년 이후 삼성전자 경영위원회의 주요 투자 및 M&A 결정이 크게 위축됐다.

경영위원회의 처리 안건의 중요도도 과거보다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대규모 시설투자와 해외 법인 설립, 공장 신축, 지분 투자,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등 전략적인 판단을 요구하는 안건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기존에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투자를 이어가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경영위원회의 위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미중 갈등, 사법리스크 등 최악의 불확실성 속에서 전문경영인 체제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법리스크에 휩싸인 가운데 전문경영인이 신사업 진출이나 M&A 등과 관련한 전략적 판단을 내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기소되면 앞으로 또 5~10년간 재판을 받아야 해 경영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삼성의 경영이 사실상 올스톱되는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용·변수연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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