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대표 지역기업으로 꼽히는 에어부산이 하염없이 곤두박질치며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에다가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면서 영업손실이 가중되는 모양새다. 이에 정부가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 재개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에어부산이 최악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20일 부산시와 상공계 등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지난 2·4분기 별도 기준으로 매출 237억원과 영업손실 514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해 2·4분기부터 김해공항 국제선이 한편도 운항하지 않은 탓이다. 국제선을 일부 운항했던 1·4분기에는 3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문제는 에어부산이 보유한 국제선 노선 대다수가 김해공항이 기점이라는 점이다. 연내에 정부의 인천공항 국제선 일원화 조치가 해제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남은 분기에도 5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에어부산의 올해 연간 영업손실은 2,000억원에 달한다.
다행히 정부가 특별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종료시점을 당초 9월 중순에서 60일 연장하면서 당장은 숨통은 트였다. 현재 에어부산 국내 직원 1,350여명 중 정비사와 승무원 등 필수인력 400여명을 제외한 900여명이 3월 중순부터 5개월째 유급휴직 중이다. 이번 조치로 11월까지 이들에 대한 유급휴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기간이 만료되면 에어부산은 누적 적자로 인해 무급휴직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근로자 생계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부산시와 상공계는 김해공항의 국제선 운항재개 여부가 에어부산의 존립과 직원 생계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로 본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를 의식해 당장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기 어려운 만큼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의 완전 종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약 없는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중단 조치가 지역경제의 불확실성만 높인다는 지적에서다.
에어부산은 김해공항 국제선 재개를 기대하며 최근 내부안을 마련했다. 이 방안에는 일정기간은 코로나19 저위험 도시를 중심으로 최소 운항편수를 운영하는 계획이 담겼다. 해외 감염자의 입국을 방지하기 위해 주 3회 이내로 운항하고 승객 확진자가 발생하면 즉시 운항횟수를 줄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주요 도시는 중국 칭다오, 대만 가오슝·타이베이, 베트남 호치민·하노이, 몽골 울란바트로 등이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 중국 노선을 1순위로 보고 있다”며 “기업인 대상 신속통로제도가 운용되는 데다 중국은 14일 이내 출장 복귀자의 자국 내 자가격리를 면제하고 있기 때문”이라 말했다. 한편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조만간 관계부처 회의를 통해 김해공항 국제선 운항재개 검토안을 협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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