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방해 행위에 대해 “필요할 경우에는 현행범 체포라든지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든지, 이렇게 엄중한 법 집행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강력 지시했다. 코로나19 검사와 격리에 불응하는 방해 행위가 속출하자 문 대통령이 엄포를 놓았고, 경찰은 즉각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압수수색에 돌입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24명이며 이 중 지역사회 확진자가 315명이다. 집단감염이 폭발적으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발병 원인을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 비율마저 늘어나 코로나19의 대유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방문해 방역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서울의 방역이 무너지면 전국의 방역이 한꺼번에 무너진다”면서 “‘공권력이 살아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꼭 보여주시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정부는 이날 방역 활동을 악의적으로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법정 최고형을 구형하기로 했다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경찰은 방역당국에 협조하지 않은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인구 최대 밀집구역인 수도권 신규 확진자는 244명에 달했다. 사랑제일교회 확진자는 이날 정오 기준 전날보다 56명 늘어난 732명이며 광화문 집회 관련 확진자도 71명으로 집계됐다. 문 대통령은 “오늘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었는데, 이 300명이 900명이 되고 또 1,000명이 넘고 하는 일은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다”며 현 상황을 ‘최대의 위기’로 규정했다.
방역당국은 이번주 말을 코로나19 확산의 고비로 정하고 주말 이후에도 확산세가 유지된다면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상향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이 현실화한다면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고용시장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이날 국방부는 9월1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2020년도 예비군 소집훈련을 비대면 원격교육으로 전환해 실시하고, 예비군 훈련 대상자 전원의 2020년도 훈련(연도 이월훈련 제외)을 이수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올해 예비군 훈련이 전면 취소된 셈이다. 예비군의 전체 소집훈련이 미실시되는 것은 1968년 예비군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이다. /윤홍우·우영탁·김정욱기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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