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세계 각국의 봉쇄령으로 항공과 해상 운송에 차질이 생기며 세계 무역량이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네덜란드 경제정책분석국(CPB)은 이날 발간한 월드트레이드모니터에서 2·4분기 국제 상품 교역량이 지난 분기보다 12.5% 줄었다고 밝혔다. 관련 기록이 시작된 200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WSJ은 “코로나19에 따른 각국의 봉쇄조처로 무역로가 막히고 소비재와 자본재 수요가 거의 사라지면서 교역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최대 피해국인 미국이 이번 기록을 이끌었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수출량은 지난 분기보다 24.8% 줄어 주요국 중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무역 흐름이 193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인 3분의 1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과 일본 역시 각각 -19.2%와 -18.4%로 집계돼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중국의 수출량은 지난 분기보다 늘었다. 중국의 2·4분기 수출량은 지난 분기보다 2.4% 증가해 1분기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국의 수입량은 지난 분기보다 1.7% 감소했지만 감소 폭을 5.0%포인트 줄여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WSJ는 중국이 주요 시장 가운데 제일 먼저 코로나19 봉쇄 조처를 시행한 국가이지만 동시에 봉쇄 가장 먼저 코로나19에서 벗어난 국가라는 점이 이 같은 결과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6월 교역량은 전월보다 늘어 세계 교역량이 반등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월 세계 교역량이 전월 대비 -12.3%를 기록한 이후 5월에는 -1.1%, 6월에는 +7.6%를 기록하며 점점 상황이 개선되는 추세다. WSJ 역시 “해상운송량과 제조기업들이 보고한 수출주문량을 보면 오는 3·4분기부터 교역상황이 호전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모든 국가의 수출량이 고루 회복되진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독일은 지난주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조사 때 수출주문이 2014년 9월 이후 최대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지만, 일본과 프랑스는 그렇지 않았다”고 짚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