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조국흑서’로 불리는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의 필진에 이름을 올린 서민 단국대학교 교수가 4일 ‘조국백서’ 측 저자인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 최민희 전 국회의원 등이 수차례 1대 1 토론을 거부해 동시 토론이 무산됐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토론 거부하는 조국백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조국백서 측이)일방적으로 토론을 기피하고 있다. 게다가 저들은 꼭 우리가 먼저 인터뷰를 한 뒤에야 방송에 나왔다”며 “이것 역시 석연치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조국백서 측)이 토론을 거부하는 건 진실과 정의 앞에서 오징어(열등한 대상이 된다는 뜻의 인터넷 용어)가 되고 싶지 않아서”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앞서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출연 당시를 회상하며 말문을 열었다. ‘시선집중’ 팀은 서 교수에게 ‘조국백서 필자랑 1대 1로 나와서 토론하는 것도 괜찮으시죠?’라고 물었고, 서 교수는 ‘어차피 거쳐야 될 관문이라면, 당당히 통과하는 거야.’라고 생각했지만 좀 걱정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우리가 (조국백서 측 보다) 정의인 건 맞지만, 토론은 좀 다른 문제였다”며 “게다가 난 보통 사람보다 말이 어눌한 편이라, 토론에서 남을 이겨본 경험이 전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에서 최민희 이름을 확인하자 불안감이 가중됐다”고 적었다.
이어 “윤미향의 후원금 문제가 이슈가 되던 당시 최민희는 김경율과 100분토론에 나왔었다”며 “(그녀의 전략은) 한 마디로 팩트 따위는 개나 줘버려라, 난 그저 양으로 승부한다. 뭐 이런 수법인데, 잘 모르는 이가 보면 100분토론을 지배한 건 80분 동안 혼자 떠든 최민희가 되니, 그녀가 이긴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 교수의 걱정과 달리 토론은 결국 무산됐다. 서 교수는 “토론을 이틀 앞둔 토요일 저녁, 시선집중팀에서 전화를 걸어왔다”며 “조국백서 팀에서 1대 1을 거부해 토론이 무산됐고, 내가 먼저 인터뷰한 다음에 백서 팀이 인터뷰하는 방식이라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도 ‘조국흑서’ 측이 먼저 출연하고, ‘조국백서’ 측이 출연하는 ‘릴레이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서 교수는 “내가 먼저 출연했다 집에 간 뒤 최민희가 나와 자신의 말을 했다”며 “조국은 초엘리트라 각종 특혜를 받는 게 당연하다. 가붕개들은 박탈감을 느끼겠지만, 그게 뭐 불법이냐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후 SBS 방송에서 제안한 1대 1 토론도 ‘조국백서’팀의 거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한 서 교수는 이에 대해 “이로써 명백해졌다. 저들이 일방적으로 토론을 기피하고 있다”며 “게다가 저들은 꼭 우리가 먼저 인터뷰를 한 뒤에야 방송에 나왔는데, 이것 역시 석연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마찬가지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김현정 앵커는 방송 앞머리에서 “저희는 사실 동시 토론을 원했습니다마는 그건 성사가 되지 않았고요. 대신 이렇게 진행을 하겠습니다. 두 분이 각각 입장을 밝히는 인터뷰를 한 뒤에 재반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한 번씩 더 드릴 거예요”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이 방송에서도 우리 쪽 김경율 회계사가 먼저 인터뷰를 하는 걸 보자 확신이 들었다”며 “저들은 우리가 하는 걸 본 뒤에야 자기 말을 하겠다는 치사한 전술을 쓰고 있다는 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국백서’ 측이 토론 거부의 이유로 ‘모금액 3억원’의 용처를 밝히라고 한 것을 문제 삼고 있다며 “정말이지 어이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상식진영에 있는 이들은 대깨문(문재인 대통령 극성 지지자) 비호자들이 양심을 팔아 권력에 기생하려는 사기꾼이며, 이를 위해 팩트도 조작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그 신념을 물리고 사과를 해야 토론에 응하겠다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라”고 맹폭했다.
덧붙여 “당신들이 토론을 거부하는 건 진실과 정의 앞에서 오징어가 되고 싶지 않아서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서 교수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등 반(反) 조국 진영 인사들의 대담 내용을 엮은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는 지난달 26일 출간 하루 만에 주요 인터넷서점에서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책의 공동 집필자는 강양구 미디어 전문 재단 TBS 과학 전문 기자, 권경애 법무법인 해미르 변호사,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공동대표, 서 교수, 진 전 교수 등 5명으로, 대담 형식을 통해 조국사태를 통해 드러난 정치·사회·경제적 변화를 짚었다.
‘조국백서’로 불리는 ‘검찰개혁과 촛불시민’은 김민웅 경희대 교수, 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어준씨 등이 주축이 돼 펴낸 책이다. 필진은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고일석 더브리핑 대표, 박지훈 데브퀘스트 대표,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 1인 미디어 아이엠피터 운영자 임병도씨, 김유진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 등이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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