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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은행
[단독] 가계대출 임계점 왔나...빚투·영끌 어려워진다

농협銀 우대금리 0.2%P 축소

국민도 주담대 가산금리 0.1%P↑

4대 은행 LCR비율 100% 하회

선제적 리스크 관리 돌입한 듯





이례적인 가계대출 폭증세가 이어지면서 경기 급랭을 막기 위한 돈줄 풀기에 동참했던 은행들도 결국 대출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일부 은행은 이달부터 개인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 폭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금리 조정을 안 한 은행들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신용대출에 대해 최대 한도를 축소하거나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앞서 유례 없는 신용대출 증가세에 수차례 구두 경고를 날려온 금융당국도 부동산대출 규제 회피용 대출에 추가 ‘핀셋 규제’를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대 수준의 과도한 가계빚과 이로 인한 자산 버블 위험을 관리하려면 초저금리를 타고 폭증하는 가수요를 조절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타격으로 은행 대출에 기대야 하는 생계형 수요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금융권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이달 1일부터 가계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최종금리 산정 때 적용할 수 있는 우대금리를 총 20bp(1bp=0.01%포인트) 축소 조정했다. 주담대의 경우 거래실적에 따른 최대 우대이율은 0.7%포인트에서 0.8%포인트로 10bp 늘린 반면 자체 여신정책에 따른 우대이율은 최대 0.5%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30bp 줄였다. 농협은행은 농업인 고객이나 최초 거래고객,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일정 비율 이하 고객 등에게 우대이율을 적용해왔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대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유지하다 보니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 이에 따른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리를 조정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도 14일부터 신규 취급하는 고정혼합형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10bp 올리기로 했다. 국민은행이 혼합형 주담대 가산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적정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각종 규제 비율에 맞추기 위한 금리 조정”이라며 “하반기에는 질적 성장을 목표로 보수적인 여신정책을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이 가장 발 빠르게 대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은 5대 은행 가운데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유독 가팔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3개월간 농협·국민은행은 5대 은행 가운데서도 가장 낮은 주담대 금리를 제공했다. 그 결과 올 들어 8월까지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액도 지난해 연간 증가분을 이미 넘어서며 5대 은행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역대 최대로 폭증하는 상황에서 대출 속도 조절은 은행권 공통의 과제다. 이제까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 차원에서도 대출 수요에 적극 부응했지만 은행들이 금융지원에 동원할 수 있는 유동성에도 점차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4대 시중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일제히 100% 밑으로 떨어졌다. 은행의 충격 흡수 능력을 보여주는 이 지표는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올 2월에는 104~110% 수준이었다. 한 시중은행 고위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예대율·LCR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주고 있지만 결국은 맞춰야 하는 만큼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에 따라 당장 대출금리를 조정하지 않은 은행들도 대출 고삐 죄기를 고심하고 있다. A은행은 현행 소득 대비 200%인 신용대출의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B은행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은 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국채 발행으로 혼합형 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자연적으로 모든 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올랐다”며 “아직 인위적인 금리 조정은 없었지만 가계대출 급증세가 계속된다면 감독기관의 경고가 아니더라도 결국 조절을 검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폭증하는 신용대출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한 핀셋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관건은 생계형 수요에 대해서는 자금 지원을 강화하되 부동산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대출만 발라내 규제하는 게 가능한지 여부다. C은행 관계자는 “1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 가운데 규제 우회 용도의 대출이 아주 많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신용대출은 신용등급에 따라 내주는 것인 만큼 용처 제한이나 일괄적인 규제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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