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박경리문학상이 9년 만에 국내 작가의 품에 안겼다.
박경리문학상위원회는 제10회 박경리문학상 수상자로 윤흥길 작가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국내 작가가 이 상을 받은 것은 2011년 초대 수상자인 최인훈 작가 이후 처음이다.
김우창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윤 작가의 작품들은 전통과 이데올로기적 대결의 여러 모순 관계를 탁월하게 보여준다”며 “작품 규모나 문학 저술에 대한 생애적 헌신으로 보아 부족함이 없는 한국 작가 3인이 최종 후보에 올랐고 수많은 토의를 통해 윤 작가를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북 정읍 출생인 윤 작가는 196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회색 면류관의 계절’로 당선돼 등단했으며 이후 ‘장마’ ‘아홉 켤레의 구두로 남은 사내’ ‘직선과 곡선’ ‘창백한 중년’ ‘완장’ ‘에메’ ‘문신’ 등을 발표해 한국문학작가상과 현대문학상·대산문학상·현대불교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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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를 예리하게 통찰하는 그의 작품은 독특한 리얼리즘으로 시대의 모순, 산업화와 소외의 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 작가의 작품은 독일·멕시코·스웨덴·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윤 작가는 서울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무엇보다 한국 문학을 해외에 홍보할 기회가 생겨 기분이 좋다”며 “국내 문학상 중 유일하게 국제성을 띤 박경리문학상을 통해 국내 작가들의 작품이 해외에 소개되고 해외 작가들도 박경리문학상 받기를 희망하는 분위기가 세계 문단으로 확산했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0월24일 강원도 원주시 토지문화관에서 열린다. 박경리문학상은 고(故) 박경리 작가를 기리기 위해 토지문화재단이 강원도와 원주시의 후원을 받아 2011년 제정한 문학상으로 전 세계 소설가를 대상으로 한다. 역대 수상자로는 매년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꼽히는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응구기 와 티옹오, 이스마일 카다레 등이 있다.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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