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랑구 면목동 일대는 지난 6월과 7월 ‘면목라온프라이빗(453가구)’과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1,505가구)’가 차례로 입주했다. 대규모 입주에도 불구하고 인근 구축단지인 ‘면목두산’ 전용 84㎡는 지난달 4억 3,000만원에 전세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단지 전용 134.7㎡ 또한 6억 1,000만원에 전세 계약되며 가격이 3월(4억 6,000만원) 대비 1억 5,000만원 올랐다. 지난 7월 입주한 성남 수정구 ‘산성역포레스티아’ 또한 4,089가구 규모의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전용 84㎡ 기준 6억 5,000만원선에서 전세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이는 인근 시세보다 1억원 비싼 가격이다. 또 인근의 ‘성남단대푸르지오’, ‘중앙동롯데캐슬’ 등의 아파트 전세가 역시 내리기보다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모습이다.
신축 단지가 입주를 시작하면 전·월세 물량이 급증해 전세가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임대차 3법 등 정부의 잇따른 규제에 시장이 왜곡되면서 ‘신규 아파트 입주=전셋값 하락’의 공식이 깨지고 이는 것이다. 새 아파트가 입주해도 싼 전세 매물 찾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있다.
직방에 따르면 올 하반기 수도권에는 총 8만 712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이는 올 상반기(6만 2,043가구)와 비교하면 30.1% 증가한 규모다. 지난 7월과 8월에는 각각 수도권에 1만 9,363가구와 1만 9,315가구가 입주하며 상당한 입주 물량을 보였다.
하지만 아파트 전세가는 유례없는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27부터 이달 14일까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88% 올랐다. 경기도와 인천 역시 같은 기간 전셋값이 2.59%, 1.13% 상승했다. 전세수급지수 또한 서울은 190.0을 기록했다. 경기·인천 또한 194.5, 186.9로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보이는 상황이다.
전셋값 상승은 입주 예정 단지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경기 광명 ‘두산위브에코자이’ 전용 84㎡의 경우 현재 6억 5,000만~7억원 사이에 전세 호가가 형성돼 있다. 인근 단지보다도 1억~2억원 가까이 높은 시세다. 해당 단지는 2,104가구에 달하는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일대 전세 시세에 영향을 미치기는커녕 동반 상승하는 형국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시장의 평가다. 앞서 송파구의 경우 헬리오시티가 입주하면서 강동구 전세가까지 끌어내린 바 있다.
오는 2021년부터 입주 예정 물량이 급격히 줄어드리라는 전망도 전셋값 불안을 부추기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는 2021년 서울과 경기도의 입주 물량은 각각 2만 5,021가구, 9만 7,902가구에 그쳤다. 최근 3년(2018~2020년) 서울과 경기의 평균 입주 물량은 4만 3,595가구, 14만 3,692가구였다. 내년 입주물량을 최근 3년 평균 입주물량과 비교하면 서울은 57.4%, 경기는 68.1% 수준에 그친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