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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교수 “김종인, 당내 공론화 없이 개인적 주장 펴는 건 독단”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인터뷰

“기업의 경제 영향력 막대… 정치권 소홀히 하면 역풍

기업이 주권 위협 없이 국민경제에 공헌할 길 열어줘야”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연합뉴스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기업에도 넓은 의미의 주권이 성립됩니다. 정치권이 이 부분을 소홀히 한다면 반드시 역풍이 불 것입니다.”

진보 진영의 거두인 한상진 서울대 사회학 명예교수(중민사회이론연구재단 이사장)는 2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최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의 ‘기업규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에 찬성 입장을 밝히자 이를 비판한 것이다. 한 교수는 “기업 경영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원칙 자체는 옳다”면서도 “기업 목소리를 듣는 쪽도 있어야 하는데 더 많이 들어야 하는 건 현재 여야 관계에서는 야당”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가 기업의 주권을 거론한 것은 기업의 경제 활동이 국가와 시민에 끼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는 “기업이 주권을 위협받지 않고 국민경제에 공헌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고도의 위험성이 있는 세계 자본 시장에서 기업이 외부 세력으로부터 자율성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기업규제 3법이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상법 개정안은 펀드나 경쟁사 등 대주주에 반대하는 세력이 연합해 대주주를 뛰어넘는 의결권 행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교수 역시 “국민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기업이 외부의 작전이나 통제 전략에 노출될 수 있다”면서 “기업이 큰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을 수수방관해서는 안 되고 쉽게 허물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한 교수는 야당 대표로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여당이 이미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야당 대표가 당내 공론화 없이 개인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독단”이라며 “그 방향이 설사 옳다 하더라도 정체성을 공유하는 당 소속 국회의원, 유권자 사이에 묵시적 동의가 형성되지 않았다면 역풍이 불어 당이 무너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 교수는 이어 “바깥에서 데리고 온 사람의 1인 개혁은 당이라는 조직 관점에서 전근대적인 방법”이라며 “김 위원장이 야당 정책으로 경제민주화를 제안하려면 무엇보다 당내 동의를 구해야 하고 그 절차 없이는 책임 있는 정당의 운영이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세종=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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