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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좋은 주식'의 새로운 기준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 수석




주식 시장의 스타일을 논할 때 예전에는 가치주·모멘텀주·성장주 같은 식으로 구분하고는 했다. 스타일 투자란 내가 이 주식에 왜 투자하고 무엇을 기다려 수익을 내고자 하는지를 판단하는 투자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투자방식이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의 여파로 인한 거시환경의 변화 속에서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소위 가치주라고 말하는 은행 주식의 장부가 대비 주가(P/B)가 2배를 넘지 못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단순히 가치주와 은행 주식이 금융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풍부해진 유동성으로 마진이 줄었기 때문에 외면받고 있다고 단정해버릴 수 있을까. 그래서 이런 현상을 가치주가 외면받는 현상이라고 봐야 할까.

회사의 자산은 자기 돈인 자본과 남에게 빌린 부채로 돈을 조달해 마련한다. 자본이 잠식했다는 것은 보통 회사의 이익이 없어 회사 주인인 주주가 납입한 돈은 다 없어진 상태로 부채만 남은 부실기업의 상징 같은 단어였다. 그래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회사들은 너무 주가가 비싸 투자 시 주의해야 할 주식으로 강조되고는 했다. 하지만 요즘 미국의 정보기술(IT) 기업이나 현금 창출 능력이 좋은 회사들을 보면 회사에 쌓이는 현금을 가지고 매입한 자사주가 자기자본보다 커져 자본잠식 상태의 회사처럼 PBR이 ‘0’인 회사들도 많다. 스타벅스 같은 회사도 자사주 매입가치가 자본보다 커 회계상으로는 100% 부채로 운영되는 회사이다. 이런 회사가 위험하고 가치주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



산업 구조가 급변하고 투자 자본 대비 영업 효율성이 높은 새로운 업종들이 출현하면서 기존과 스타일 구분이 개념상으로는 맞지만 지표상으로 더는 유효하지 않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고민을 위해 요즘에는 주가매출비율(PSR)처럼 과거에는 크게 주목하지 않았던 지표를 이용해 스타일을 분석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스타일 투자란 현재 주식이 좋은 회사인지(성장), 주식 시장에서 선호하는 주식인지(모멘텀), 또는 가격이 싼 주식인지(가치)를 구분해 좋은 회사를 적당한 시점에 싼 가격에 투자하는 접근법이다. 하지만 스타일을 판단함에 있어 회사의 과거 실적에 기반한 밸류에이션 등을 이용하다 보니 스타일 투자가 요즘 맞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요즘 주식 시장의 흐름을 보면 스타일 투자방식이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좋은 회사에 대한 판단이 바뀐 것이다. 과거 실적이 아닌 미래 실적에 대한 예측, 나아가 미래 실적을 반영한 밸류에이션으로 스타일을 판단하면서 과거 지표에서 미래 예측 지표로 그 무게 중심이 바뀐 것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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