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상향되면서 민간소비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도권 지역은 1차 확산이 있었던 지난 2~3월보다 민간소비 타격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한국은행이 기자워크숍을 통해 발표한 ‘최근 소비 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수도권 소상공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1% 줄었다. 1차 확산 당시 소상공인 매출이 가장 크게 감소했던 2월 넷째 주(-25.2%)보다 더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도소매, 음식·숙박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가 지금까지 겪었던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와 달리 소비가 경기를 위축시킨 만큼 민간소비 추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웅 한은 조사국장은 “통상적인 위기 때는 소비가 경기 하락을 막아주는 완충적 역할을 한다”며 “반대로 코로나는 민간소비 감소폭이 국내총생산(GDP) 감소폭보다 크기 때문에 소비 감소가 경기 위축을 주도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대면서비스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교육, 운수 등 대면서비스는 7월까지 연초 대비 하락폭의 45%를 회복하는데 그쳤는데, 8월 재확산 이후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한은은 소비심리 회복이 지연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소비 회복이 상당기간 늦춰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재확산 이후 급감한 민간소비가 한은의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에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봤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을 통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올해 -1.3%, 내년 2.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국장은 “지난 8월 전망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40~50일 정도 지속되고, 10월부터 확산세가 줄어들 것이라고 가정했는데 아직 전망 경로상에 있다”며 “최근 나타난 지표들이 특별히 성장률 수치를 바꿀만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