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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백상논단] 무엇을 위한 ‘규제3법’인가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경제학

재벌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달리

中企·자영업 퇴출 불러올 가능성

노사관계 포함 경영 여건 개선 등

부작용 최소화 위한 보완책 필요

강인수 숙명여대 교수




더불어민주당이 ‘공정경제 3법’이라 부르는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제·개정안)’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시킬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 재계의 우려와 반대에도 정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확대 도입하겠다고 한다. ‘경제민주화’가 소신이라는 제1야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나서 “이 법들이 통과돼도 기업 경영에 큰 지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상황이다.

이러한 정치권의 움직임에 대한 기업들의 민감한 반응을 엄살로 치부할 수 있을까. 정치권의 ‘내로남불’ 행태에 대한 실망감도 크지만 안이한 현실인식과 ‘공정’을 앞세운 공허한 구호들이 주는 한국 경제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더 크다.

‘기업규제 3법’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 총수의 전횡과 재벌 일가의 부당한 사익 편취 방지, 소액주주들의 이익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다. 상법 개정안은 다중대표소송제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통한 감사위원 독립성 강화,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 의결권 3% 제한 등을 골자로 한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총수 일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상장사와 비상장사 구분 없이 모두 특수관계인 지분 20% 이상으로 일원화하고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부분폐지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은 감독 실익이 있는 대기업 계열 금융회사들을 하나로 묶어 내부통제와 위험관리를 통해 동반 부실을 막는 것을 뼈대로 한다. 집단소송제는 피해자 50인 이상이 모여 기업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서 승소하면 참여하지 않은 모든 피해자도 동일한 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로, 증권 분야에만 적용하던 것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는 기업들이 영업행위 과정에서 반사회적 위법행위를 한 경우 피해자들이 입은 손해 이상을 배상하도록 하는 제도로 이 또한 적용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손해의 최대 5배까지 배상 책임을 물릴 계획이다.



이 제도들이 어느 정도 도입이 필요하더라도 의도한 정책 효과가 나타나려면 현 상황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소통이 우선돼야 한다.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20년 집권을 도모하는 정당이라면 더더욱 미래를 책임지는 자세로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경제문제를 ‘정치적 편 가르기’의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말로만 ‘혁신성장’을 내세우고 실제로는 ‘기업가 정신’을 말살시키는 우를 범해서도 안 된다.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충분한 논의와 보완도 필요하다. ‘다중대표소송제’가 가져올 수 있는 주주 간 이해충돌, 감사위원 선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최대주주의 의결권 제한, 지주회사의 계열사 지분율을 높이라 하면서 지분율이 높을수록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만드는 모순, 징벌적 손해배상이 기존의 과징금 부과 및 형사처벌과 동시에 이뤄질 경우 헌법상 이중처벌금지 원칙과 과잉금지 원칙에 반할 가능성, 소송 남발 가능성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23번에 걸친 부동산정책의 실패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입법 취지와 달리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재벌의 지배구조 개선보다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자영업자의 시장 퇴출을 가져올 수 있음도 잊어서는 안 된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은 목적에 비해 수단이 과해서는 안 된다는 ‘비례성의 원칙’을 일깨워준다. 개혁이 아닌 개악이 돼서는 안 된다. ‘기업규제 3법’을 통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포용적 성장’이라면 지금이라도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 성장동력인 기업의 잘못된 관행은 부작용을 최소화해나가면서 고치되, 동시에 노사관계를 포함한 기업활동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태도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도, 미래를 담보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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