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가 차세대 먹거리로 게임에 주목하고 있다.
MS의 제니맥스 인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달 MS는 유명 비디오게임 ‘둠’, ‘엘더스크롤’, ‘폴아웃’ 등을 보유한 ‘제니맥스 미디어’를 75억달러(약 8조7,4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제니맥스는 엘더스크롤과 폴아웃 등의 프랜차이즈 게임으로 유명한 게임 발행사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외에도 베데스다 게임스튜디오, 이드 소프트웨어, 아케인 스튜디오, 머신게임스, 탱고 게임웍스 등의 게임 개발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MS는 올해 연말 비디오게임 시장의 경쟁사인 소니와 나란히 차세대 비디오게임 콘솔을 출시하고 판매 경쟁에 나설 예정이다. 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가정용 비디오게임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다. 사티야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소비자 사업 부문에서 많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게임은 그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나델라 CEO는 10년 후면 비디오게임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태세라고 내다봤다.
MS는 최근 몇 년 새 ‘닌자 시어리’,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 같은 게임 개발사를 인수하기도 했다. 제니맥스를 인수하면 MS 산하의 게임 스튜디오는 15곳에서 23곳으로 늘게 된다. 또 엑스박스 콘솔이나 윈도 PC, 안드로이드 기기로 할 수 있는 게임 구독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 제니맥스가 보유한 게임 프랜차이즈가 추가될 방침이다. 나델라 CEO는 2014년 취임 직후 인기 게임인 ‘마인크래프트’의 개발사 ‘모장 AB’를 25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그동안 게임 사업 강화에 공을 들여왔다.
게임 산업에 공들이는 빅테크 기업은 MS만이 아니다. 아마존은 자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루나’를 최근 선보였다. 이에 따라 게임 스트리밍 시장을 놓고 MS, 구글과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루나 이용자들은 게임을 다운로드하지 않고도 무선으로 게임을 스트리밍할 수 있으며 PC와 Mac, iOS를 통해 게임을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은 루나를 월 5.99달러의 가격으로 판매 중이며 ‘루나+’ 애플리케이션에서 50개 이상의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게임인 만큼 루나 서비스는 아마존웹서비스(AWS)로 구동된다. 아마존 측은 사용자들이 최대 4K 60fps의 성능으로 게임을 재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클라우드 산업 1위 사업자인 아마존이 게임 세계에서도 선두를 달릴지 주목된다. 미 경제매체 CNBC는 “아마존은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지만 이것이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면서 “AWS는 분명히 큰 장점이지만 새롭게 등장하는 기능, 콘텐츠, 수익 모델 등이 파급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사양의 콘텐츠를 가동할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 산업은 빅테크의 새로운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그만큼 성장성도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 시장의 전체 매출은 내년 40억달러에서 2025년 120억달러로 급증할 전망이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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