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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조에겐 있지만 文대통령에겐 없는 것

허세민 정치부 기자





조선 22대 왕 정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존경하는 역사 속 인물이라고 한다. 19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이 된다면 정조의 개혁정책을 계승하겠다”고 밝힐 만큼 정조의 개혁정신과 실천력은 문 대통령의 본보기가 됐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추천한 책 ‘리더라면 정조처럼’은 개혁군주로 평가받는 정조의 면모를 담고 있다. 그는 ‘사도세자의 아들’이라는 취약점을 ‘학문적 우위’로 극복했다. 신하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신하들을 직접 가르치며 정통성을 확립했다. 무예 실력도 꾸준히 갈고닦았다.

그러나 개인기가 다는 아니었다. 개혁과제를 충실히 수행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정조를 빛나게 했다. 수원 화성을 설계한 정약용이 대표적이다. 정약용은 거중기와 같은 당대의 첨단기기를 동원해 2년 반이라는 단시간에 화성을 지었다. 무엇보다 그는 청렴한 공직자의 표상이기도 하다.

이외에도 정조는 좌의정 채제공에게는 화성 축조를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문무를 겸비한 조심태에게 건설 현장의 지휘를 맡겼다. 능력 있는 인재를 발굴해 적재적소에 배치한 덕에 정조는 자신의 꿈을 담은 계획도시 수원 화성을 건립할 수 있었다.



정조를 ‘롤 모델’로 삼은 문 대통령에게는 어떤 참모가 있을까. ‘똘똘한 한 채’를 부각시켜 부동산 정책을 무색하게 한 청와대 참모진들이 먼저 떠오른다. 내각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아들의 군 시절 특혜 의혹으로 민심을 들끓게 했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나왔지만 공정성 논란은 여전하다.

끊이지 않는 잡음은 결국 문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으로 이어졌다. 4·15 총선 직후 70%를 돌파했던 지지율은 최근 40% 중후반대로 떨어졌다. 역대 대통령의 집권 4년 차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지만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복이 없다’는 말이 청와대 안팎에서 나오는 이유다.

개각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할 후보로 현직 장관들이 거론되고, 집권 초부터 함께한 장수 장관도 여럿이다. 문 대통령의 남은 1년 7개월 동안에도 지금처럼 주변에서 구설수가 끊이지 않는다면 ‘성공한 정부’는 요원하다. 부디 정조처럼 실력을 갖추고 존경받는 인재를 중용하기를 기대한다.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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