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본 내에서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5일 보도했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8월 자살자 수는 1,854명(잠정치)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7% 늘었다. 일본의 자살자 수는 지난해 2만169명(확정치)으로 1978년 통계 작성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코로나19 1차 확산이 이어지던 지난 4월까지만 해도 자살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7%를 밑돌았지만, 7월에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 됐고, 8월에는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8월 여성 자살자 수는 65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 늘었다.
민간 자살방지센터에 상담을 요청하는 건수도 늘고 있다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오사카의 한 자살방지센터에는 지난 7월 “(올해) 봄에 시작한 음식점에 손님이 오지 않는다”며 한 여성이 전화를 걸어왔다. 이 센터에는 올해 7월부터 코로나19 관련 상담이 늘어나기 시작해 지금은 전체 상담의 30%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경제상황 악화를 주 원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 2.4%였던 일본의 완전 실업률은 8월 3.0%로 상승하며 완전 실업자 수는 206만명으로 늘었다.
마에다 마사하루 후쿠시마현립 의과대학 교수는 “이번 (자살) 증가의 배경은 실업이 가장 관련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 중 여성의 비중이 많은 만큼 “8월의 여성 자살자 증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본총연의 마츠무라 히데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이 4%까지 오를 경우 30~60대를 중심으로 자살자가 연간 2,000명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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