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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에서 이번엔 침전물 발견...소비자들 "불안해서 못 맞아"





유통 과정 중 상온 노출 사고로 한 차례 논란이 됐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에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이번에는 일부 백신에서 침전물이 발견돼 제약사가 자진 회수에 나선 것인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안심하고 백신을 맞지 못하겠단 이야기가 나온다.

◇안전성 우려 낮다지만 여전한 불안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이번에 한국백신이 자진회수하는 4가 독감백신에서 발견된 백색입자는 항원 단백질이 응집된 물질로 추정된다. 백신을 구성하는 항원 단백질 일부가 눈에 보일 만한 크기로 뭉쳤다는 것이다. 실제 식약처가 백색입자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단백질 99.7%, 실리콘오일 0.3%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제품이 제조소에서 보건소 등으로 운송되고 보관되는 동안 ‘콜드체인’(냉장유통) 원칙이 지켜졌고, 적정온도(2∼8℃)에서 관리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백신 원액을 주사기 등에 채우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독감 백신은 대개 한 사람에 투여할 용량을 개별 주사기에 충전해 밀봉한 뒤 유통된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콜드체인은 모두 지켜졌기 때문에 제조 단계에서 원액과 주사용기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특정 원액을 특정 주사기에 넣으면 입자가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구성 성분의 농도, 백신이나 용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약물이나 산, 실리콘 처리 과정에서 이런 응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며 “유통 중 물리적인 영향에 의해서도 시간이 지나면 이런 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효능이나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와 보건당국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 교수는 “(백색입자가) 단백질, 항원이 모여져 있는 항원 단백질의 응집체가 맞는다면 주사한 부위 통증이나 발적, 부종 같은 염증반응 등 국소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더 올라갈 수는 있으나 전신적으로 나타나는 이상반응의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유통 중 독감 백신의 상온 노출에 이어 백색입자 발견으로 회수 조치까지 들어가면서 당분간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상온노출 의심 백신 이어 약 100만명분 회수…‘트윈데믹’ 방역 차질

이에 앞서 정부는 유통 과정에서 독감백신이 상온에 노출된 것으로 의심되자 국가 독감예방접종 사업을 중단하고 백신 48만명분을 수거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또다시 제조사가 약 60만명분 자진회수에 나서면서 결국 당장 100만명 정도 되는 물량을 쓰지 못하게 된 상황이다.

이번 물량에 대해서는 폐기 여부를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당장 오는 13일로 예정된 예방접종 재개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13일부터 재개하는 독감 백신 접종에 대한 영향은 질병관리청과 협의해서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논의한 결과를 조만간 다시 알리겠다”고 말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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