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며 비대면 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와 반대로 대형 벤처캐피탈(VC) 알토스벤처스는 반대로 대면 서비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경영난에 처한 여행, 커뮤니티 등 대면 서비스들은 비대면 서비스가 대체할 수 없는 분야라고 판단한 것이다.
16일 알토스벤처스는 독서모임 커뮤니티 기업인 트레바리에 40억원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2015년 트레바리 설립 이후 2번째로 진행된 이번 펀딩에선 알토스벤처스가 단독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2월 소프트뱅크벤처스, 패스트인베스트먼트가 첫 투자를 진행했다. 알토스벤처스는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에 초기 투자한 VC다.
트레바리는 대표적인 대면 기반 서비스인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현재도 200여개 주제로 약 400개 독서모임이 열리고 있다. 20대부터 60대까지 6,000여명의 회원들이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 모임은 회당 4개월 진행되고 한 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책을 정해 독후감을 제출하고 토론을 한다. 코로나19 전까지만 해도 주52시간 확대, 1인 가구 증가 등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트레바리도 큰 위기를 겪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 등으로 독서모임 숫자가 줄어들어 온라인 독서모임을 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사업 개편도 진행했다. 하지만 알토스벤처스는 이 같은 상황에도 초기 스타트업에겐 큰 금액인 4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비대면 시대에 알토스가 대면 기업 투자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 7월엔 온라인 여행 스타트업 ‘마이리얼트립’에 대규모 투자도 단행했다. 당시 알토스벤처스 주도로 IMM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테크톤벤처스(미국) 등 기관들이 마이리얼트립에 총 432억원 규모로 투자했다. 마이리얼트립 역시 코로나19 이후 해외 여행이 사실상 중단되며 거래액이 크게 감소했다. 실제 롯데관광, 자유투어, 여행박사 등 다른 여행 관련 기업들이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며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반대로 마이리얼트립은 인력 감축 대신 대규모 투자에 성공하며 오히려 여행 업계 입지가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알토스벤처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거시 상황과는 무관하게 좋은 서비스를 진행하는 기업에 투자한 것”이라며 ““기존에 없던 것을 만드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잘 극복해 수익성과 가치를 모두 가진 회사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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