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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역설…해운사 웃고 수출업체 속앓는 까닭

HMM 컨테이너선이 미국 롱비치항에서 하역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제공=HMM




해운업계와 국내 수출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해운업계는 주요국 경기가 회복되면서 물동량이 늘고 운임이 올라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수출 기업들은 배를 구하지 못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공급이 빠듯해지자 운임료마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어 수출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HMM(011200)의 2만4,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19항차 연속 ‘만선’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 초기에만해도 해운업계에서는 HMM이 대선단의 화물을 다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원가경쟁력을 인정받으며 만선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해상 운임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6일 전주 대비 134.57 오른 1,664.56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이전 최고치는 2010년 7월의 1,583.18이었다. 노선별로는 미주 노선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미 서안 항로 운임은 1FEU(4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871달러를 기록했다. 1주일 전보다는 22달러 뛴 금액으로, 역시 사상 최고치다. 유럽 항로 운임도 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당 1,246달러로, 지난주 대비 106달러 올랐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는 한 운임은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해상 운임이 오르는 것은 코로나19 위기 이후 해운업계가 신속히 선복 감축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물동량 감소 규모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사들이 대규모 결편을 통해 공급조절을 시도한 것이다. 운임이 뛰면서 해운사들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고 있지만, 수출업체들은 수익성 악화를 호소하고 있다. 수출업체 관계자는 “수출용 컨테이너가 부족해 장기 서비스 계약을 맺은 화주더라도 할증료를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의 컨테이너 컨테이너 부족이 심화하면서 HMM이 컨테이너선을 긴급 투입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해외 선사들은 배들을 중국~미국 노선에 집중 투입하고 있다. 수출업체 관계자는 “수출용 컨테이너가 부족해 장기 서비스 계약을 맺은 화주더라도 할증료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며 “HMM만으로는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했다.

해상 운송의 대안인 항공 화물 운임도 작년에 비해 크게 올랐다. 홍콩에서 발표하는 화물 운송 지수 TAC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아시아-유럽과 아시아-미주 항공화물 운임은 각각 전달 대비 25%, 28% 올랐다. 수출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같은 수출국에 해운업은 포기할 수 없는 ‘안전 인프라’”라며 “2016년 한진해운의 몰락을 외면한 대가를 지금 치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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